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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아프리카돼지열병 7번째 확진…중국보다 빠른 바이러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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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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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돼지농가에서 7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ASF가 처음 발생한 이달 16일 이후 10일 만이다.

ASF 첫 발생 이후 10일 동안 한국의 바이러스 확진 건수가 중국보다 많은 것이어서 ASF가 방역 당국의 통제 수준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경기 양주시, 연천군, 강화군 소재 4개 돼지농가는 ASF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 발병 열흘만에 7번째 확진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인천 강화군 삼산면 소재 돼지농장에서 접수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화군에서만 3건의 확진판정이 나왔다.

해당 농장은 폐업한 곳으로 돼지가 2마리밖에 없었고 반경 3㎞이내 다른 농장도 없다. 특히 이 농장은 강화도와 떨어진 석모도에 있는데다, 폐업 상태여서 가축을 실어 나르는 차량이 들어오거나 나간 흔적이 없다. 방역당국은 ASF 감염경로 파악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지만 태풍이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날 경기 양주시 은현면 소재 두 농장 및 경기 연천군 청산면, 강화군 강화읍 소재 농장에서 ASF 의심신고를 접수됐다. 26일 하루 동안 확진 1건, 의심신고 4건이 나온 것이다. 특히 그동안 ASF 확진판정이 난 돼지농장들이 임진강 수계에 몰려 있었던 것과 달리 양주시 돼지농장은 임진강 수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주시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면 경기 북부 권역에 ASF 바이러스가 넓게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ASF는 주로 접촉으로 감염되지만 물을 통해서도 감염되는 수인성 질병이다.

정부는 24일 낮 12시를 기준으로 48시간 시한으로 발령했던 전국 가축 등에 대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이날 낮 12시부터 48시간 연장했다.

● 중국보다 빠른 바이러스 확산…전염원인 오리무중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각국의 농업 관련 부처에 신고 된 자료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의 ASF 확산 속도는 주변국보다 빠르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월 ASF가 처음으로 확진된 뒤 10일 동안 총 6건의 확진 판정이 나왔다. 또 OIE에 따르면 베트남과 홍콩은 첫 발병 열흘간 1건, 캄보디아는 4건이 확진판정 받았다. 몽골과 라오스는 한국과 같이 7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 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돼지농가가 비교적 좁은 곳에 몰려 있는 것이 빠른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부 차량이 여러 농장을 돌며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1, 2차 발생농장인 파주, 연천 농장을 들렀던 차량이 방문한 농가는 전국 326곳에 달한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접촉에 따라 병이 퍼지기 때문에 농장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ASF가 퍼지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정부가 ASF에 총력 대응하며 선제적인 방역활동에 나서 확진 사례가 빠르게 보고된 측면도 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전화 등으로 예찰에 나서며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의심신고부터 확진까지 한나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검사 속도가 빠른 점도 단기간 확진 건수가 늘어난 원인일 수 있다.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확진 판정이 난 농장들이 남쪽으로 남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직 잠복기인 만큼 정부가 향후 10일 정도 관리를 더 강화해 경기 남부나 충청 등지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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