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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정부, 브렉시트 합의 결렬 대비…“합의 불가능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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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없는 유럽연합(EU) 탈퇴인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과 EU는 그간 합의 복병으로 작용해온 ‘아일랜드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 조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브렉시트 협상에 관해 논의했다. BBC는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을 인용, 메르켈 총리가 영국이 내놓은 브렉시트 대안을 토대로 한 합의는 "극히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회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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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와 메르켈 총리와의 통화 직후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브렉시트 합의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영국 정부가 새로운 브렉시트 제안을 내놨지만 EU는 "1cm도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아일랜드가 EU 관세동맹에 남지 않는 한 브렉시트 합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는 기존 EU 탈퇴 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 조항 때문에 난관을 겪고 있다. 이 조항은 영국과 EU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국에 잔류시킨다는 내용이다.

앞서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 조항을 폐기하는 대신 ‘4년간 두 개의 국경’을 뼈대로 하는 대안을 지난 2일 EU에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종료 후에 북아일랜드는 영국 본토와 함께 EU 관세동맹에서는 탈퇴하되, 2025년까지 농식품·상품과 관련해서는 EU 단일시장의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와 의회가 EU 규제를 계속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EU는 북아일랜드가 계속 EU 관세동맹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에 EU 단일시장 규제를 계속 적용받을지에 거부권을 주는 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협상 결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준비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전날 저녁 ‘스펙테이터’는 총리실 관계자로부터 유출된 메모 내용을 보도했다. 메모에는 "며칠 내 브렉시트 합의가 결렬된다면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영국 정부는 메모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존슨 총리가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을 내놓은 이후 영국과 EU는 지난주부터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내에 결렬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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