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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홍콩 시위 옹호' 사과… 중국에 고개숙인 NBA에 美 들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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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츠 단장, 시위 지지 글 올리자 中스폰서 돈줄 끊고 중계 중단 압박

NBA사무국까지 "中 팬들에 사과"

"홍콩 인권보다 중국의 돈을 선택" 美 정치권, NBA에 비판 쏟아내

NBA(미 프로농구) 구단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의사 표명을 둘러싸고 미·중 양측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이 구단에 제공하던 후원을 끊으며 외국인에 대해서까지 '중국 기준'을 강요하는 검열을 시도했고, NBA 사무국이 이에 굴복해 중국 측에 사과하자 이번에는 미국 정계가 NBA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

8일 미국 NBA 스타 스테픈 커리(왼쪽·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대형 캐리커처 모형이 설치된 중국 베이징의 NBA 상품 매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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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은 지난 4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중국농구협회는 "휴스턴과의 교류·협력을 일체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운동복 업체 리닝과 상하이푸둥개발은행 등 중국 스폰서들은 일제히 돈줄을 끊었다. NBA 경기를 중계하는 중국 국영방송 CCTV와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 텐센트 역시 로키츠 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타오바오·징둥·쑤닝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도 로키츠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 스포츠계가 모두 들고 일어나 압박을 가한 것이다.

결국 모레이 단장은 6일 트위터로 '단지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뿐'이라며 '중국의 로키츠 팬들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중국에 사과한 것은 로키츠 구단만이 아니었다. NBA 사무국도 7일 "모레이의 트윗이 중국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을 인식하며,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레이 단장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리그 사무국이 공식 사과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017~2018시즌 동안 6억4000만명의 중국인이 NBA를 시청했고, NBA가 최근 텐센트와 체결한 중계 계약 금액이 15억달러에 달한다"며 NBA가 이번 사태를 방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NBA 사무국의 사과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NBA가 홍콩의 인권보다 중국의 돈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 누구도 자유의 목소리를 내는 미국인에게 금지령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NBA에 대해 "거금을 좇아 부끄럽게 물러섰다"고 비난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도 "NBA는 중국 공산당 정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로키츠 단장을 버렸다. 역겨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NBA 파문 속에 유명 풍자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 제작진은 지난 7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중국의 이 같은 검열을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중국에 대한 공식 사과문'이라는 글에서 'NBA처럼 우리도 중국의 검열을 사랑해요. 우리는 또 자유와 민주주의보다 돈을 좋아합니다. 시진핑 주석도 '곰돌이 푸'랑 하나도 안 닮았어요. 위대한 중국 공산당이여 영원하라! 이제 우리 괜찮은 거죠 중국?'이라고 했다. 자국을 비판하는 개인·집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을 조롱한 것이다. 지난 2일 새로 공개된 사우스 파크의 애니메이션은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닮아서 감옥에 갇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중국판 유튜브 '유쿠(優酷)'에서 사우스 파크의 모든 에피소드를 삭제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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