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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전 세계 돼지 4분의 1 없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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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동물보건기구 회장 경고

혈액응고제 등도 공급 부족

1920년대 발견돼 유럽 확산

지난해 중국 발병이 결정타

소시지 등 가공육 전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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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전 세계 돼지의 약 4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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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전 세계 돼지의 약 4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경고했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 시프 OIE 회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돼지 개체 수 중 최소 4분의 1이 ASF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돼지 개체 수의 급감은 식량 부족뿐 아니라 돼지고깃값 급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 세계 양돈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수는 2017년 기준 약 9억 6000만 마리다.

시프 회장의 경고는 ASF 확산으로 인해 돼지 폐사 및 살처분 조치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50개 나라에서 ASF 발병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돼지 수억 마리가 살처분 됐다. 돼지 품귀 현상으로 돼지고깃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 세계 육류시장과 옥수수·콩 등 가축용 사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프 회장은 “ASF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돼지 품귀현상이 촉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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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시프 OIE 회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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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수가 급감하면 고깃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시프 회장은 “돼지와 동물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돼지 제품을 원료로 하며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혈액 응고제 헤파린도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ASF는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이다.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러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아직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1920년대 아프리카 케냐에서 최초로 보고된 이후 주로 사하라사막 남부지역에서 등장했다. 당시엔 멧돼지와 사육 돼지에게 감염되는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이후 국제무역이 발달하면서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에 ASF가 퍼져나갔다. 60년대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ASF가 발병했고, 이탈리아에서도 78년 발병했다. 2007년엔 조지아의 한 항구에 들어온 선박에 있던 잔반을 현지 돼지에게 먹이면서 동유럽과 러시아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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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가에서 지난 9월 17일 격리조치 및 방역작업이 벌어지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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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타는 지난해 8월 중국에 ASF가 상륙하면서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인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ASF가 발병한 후 남·북한과 베트남·몽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필리핀·동티모르에 이르기까지 ASF가 퍼졌다. 시프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ASF가 세계 돼지 개체 수의 절반이 집중된 중국을 뒤흔들었다”며 “이는 세계 위기를 부채질하고 중국 돼지 시장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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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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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크 엘로이 OIE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에 “우린 지금 전 세계적으로 (ASF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잠재적 감염원이 많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멀든 가깝든 모든 나라에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엘로이 사무총장은 특히 소시지 등 가공육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여행객들이 발병국가에서 가져온 햄이나 소시지 샌드위치를 버리고 그 쓰레기가 돼지 사료로 재활용되면서 (다른 나라로) ASF가 전파될 수 있다”며 “국가 간의 살아 있는 동물이나 식료품 거래는 물론, 식당이나 기차역 등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를 사료로 쓰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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