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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시위 못끝냈는데…시진핑, 홍콩 행정장관에 “계속 지지” 힘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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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에서 캐리 람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을 만나 계속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홍콩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굳건히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공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화사 등 중국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중난하이(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지역)에서 람 장관으로부터 현재 홍콩 정세와 홍콩 정부의 업무 상황을 보고받았다. 람 행정장관은 홍콩 정부 업무보고를 위해 1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이날 회동에는 홍콩 사무를 전담하는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비서실장),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 궈성쿤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여우취안 통일전선부장도 참석했다.

조선일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에서 캐리 람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을 만났다. /중국 신화사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람 장관에게 "올한해는 홍콩이 조국(중국)에 돌아온 이래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국면이 발생한 일년이었다"며 "각종 곤란과 압력을 맞아 당신(람 장관)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결연히 지키고 법에 따라 정치를 하고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많은 고된 업무를 해냈다"고 평했다.

시 주석은 이어 람 장관이 "홍콩을 이끌며 사회적 관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기업 원조 정책을 펴고 시민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사회의 심층 갈등과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해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 비상시기에 당신(람 장관)이 보여준 용기와 책임에 대해 중앙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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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에서 캐리 람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을 만났다. /중국 신화사


시 주석은 지난달 14일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홍콩 정세에 관한 중국 정부 입장과 태도를 표명했다고 언급하며 국가 주권 수호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는 우리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며 일국양제 방침을 관철시킨다는 결심도 확고부동하다"고 했다.

더불어 시 주석은 "그 어떤 외부 세력의 홍콩 사무 간섭에 반대하는 결심도 확고부동하다"고 했다. 이는 최근 미국 의회와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원하는 ‘홍콩 인권과 민주주의 법’을 제정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홍콩 시위대를 ‘폭력범죄분자’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국제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홍콩 시위 문제를 꺼내며 "폭력과 혼란을 저지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이 당면한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했다.

조선일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4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지지를 표하며 법에 따라 시위대의 폭력 활동을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신화사


시 주석은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 전인 지난달 4일에도 상하이에서 람 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시 주석은 6월 홍콩 시위 시작 후 처음으로 람 장관과 공식 회동한 자리에서 "폭력과 혼란을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홍콩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이번에 람 장관을 40여 일만에 다시 만나 람 정부 지지 의사를 다시 표명했다.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확고히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홍콩 시위 시작 후 경찰이 6000명 넘게 체포한 상황에서 람 장관에게 시위대와 타협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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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오른쪽) 중국 총리가 16일 베이징에서 캐리 람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을 만났다. /중국 정부


람 장관의 이번 베이징 방문은 지난달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 진영이 대패한 후 처음 이뤄진 터라 주목을 받았다. 람 장관은 이달 10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민이 정부를 향해 갖고 있는 불만족을 이해한다면서도, 범죄인 인도법 개정 중단 외에 시위대의 다른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이날 시 주석과의 면담 이전에 리커창 중국 총리도 만났다. 리 총리는 람 장관에게 "폭력과 혼란을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라"고 지시했다.

리 총리는 시위 진압과 함께 홍콩 정부가 해결해야 할 다른 과제들도 언급했다. 리 총리는 "홍콩 정부는 홍콩 사회경제 발전에서 생긴 뿌리 깊은 갈등과 문제를 시급히 연구해 홍콩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중국 지도부가 람 장관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아니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포토]시진핑, 캐리 람 지지 확고…"용기와 충성 인정" 강경 대응 주문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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