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새해 첫날 보수대통합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았다. 조만간 본격화할 통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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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유 위원장을 "유 아무개"라고 지칭했다. 그는 유 위원장이 이끄는 새보수당과의 통합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이런(보수통합) 얘기 할 때마다 꼭 유아무개를 거명하면서 질문하더라"며 "제가 생각하는 통합은 큰 통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정당이 있고 지금 만들고 있는 당도 있다. 폭 넓은 자유우파와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염두에 둔 통합 대상이 새로운보수당이 전부는 아니란 뜻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은 통합 대상 중 한 축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보수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통합을 거론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향해 "제일 큰 보수정당으로서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를 재건하기 어렵다"며 "새보수당이 앞장서서 치고 나가면서 '보수재건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규모를 앞세워 협상 초반 새보수당을 향해 압박 시도를 할 공산이 있다"며 "유 위원장도 황 대표가 보수 재건의 비전에 동의하고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한 호락호락 응하지는 않을 것"라고 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는 "황·유 두 사람이 보수통합 협상에 앞서 기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양측 간에 통합 협상이 본격화하면 공천 지분(持分)과 노선 정립을 둘러싼 충돌도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런 만큼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통합 논의를 잘 아는 한 인사는 "결국 세력과 세력의 통합이기 때문에 양 세력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신경전의 수위가 분열이란 공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치력을 두 사람이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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