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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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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황교안 “이달 내 보수통합” 띄웠지만… 새보수당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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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어떤 기득권도 주장 안 해” 통합 재점화

새보수당 “위기 돌파용 카드로 활용” 의심도
한국일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국민중심 민생정당, 국익중심 안보정당. 위기의 대한민국 살리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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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연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패배하고 투쟁 과정에서 극우화 논란을 빚으며 또 다시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그런 황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보수대통합’ 화두에 다시 불을 붙였다. 중단된 통합 작업을 ‘이달 내’ 매듭짓겠다며 구체적 시점까지 제시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논란 때 돌파 카드로 보수통합론을 띄웠지만, 진척되지 않았다. 이번엔 무게감이 다르다.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보수통합이 성사될 것인지, 성사된다면 어떤 형태의 통합이 될 것인지에 보수진영의 총선 성적과 황 대표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총선 4개월을 앞둔 민심이 ‘정권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에 쏠린 것도 보수통합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본보 1일자 여론조사 참고)

황 대표는 1일 당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통합”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통합의 큰 문을 활짝 열고 통합의 열차를 출발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혔지만 어떠한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 논의의 핵심 파트너로, 5일 공식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유승민 의원이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보수재건 3원칙’(박근혜 전 탄핵 찬반 책임 면제ㆍ개혁보수 노선 설정ㆍ흡수 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에 대해선 황 대표가 여전히 묵묵부답이란 이유에서다. 새보수당 쪽에선 “황 대표가 리더십이 흔들릴 때마다 통합을 ‘돌파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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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2020 신년하례식'에서 유승민(왼쪽)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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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당과 새보수당 모두 통합 의지가 강한 만큼, ‘큰 집 주인’인 황 대표가 개혁적 태도를 취한다면 통합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수 재건 3원칙에 한국당이 동참하겠다면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했다.

총선 출마 여부를 비롯한 황 대표의 거취도 보수통합 논의와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해 말 단식투쟁을 전후로 급격히 우경화한 모습을 보여 스스로 한국당의 ‘리스크’가 된 측면이 있다.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통합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라”(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요구를 비롯해 황 대표를 흔드는 외부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우리 당이 저에게 요구하는 어떤 것이든지 하겠다”고 했다. 보수통합이 무산된다면 황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하고 전국 선거를 이끌거나, 비례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그러나 황 대표가 대선주자로 힘을 받기 어려운 시나리오들이라는 게 문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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