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하겠다는 TK 의원 나와야"
자신을 원조 親朴으로 지칭하며 "박 前대통령에 죄송, 용서해달라"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덕훈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첫 사무총장을 지낸 4선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이 2일 올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의원은 불출마 선언 직후 본지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이낙연 총리와 맞붙어야 한다"며 "그것이 한국당이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출마를 하는 것이 확실한 지지층 결집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황 대표가 살고, 한국당이 총선에서 지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1당이 못 되면 황 대표도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황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 황 대표의 정치적 백그라운드인 TK·PK 의원 중에 불출마 선언하는 분이 더 나와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가 자신의 팔(측근)부터 쳐야 공천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를 꾸리자는 얘기도 나오는데, 총선이 석 달여 남은 상황에서 '장수'를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황 대표가 지난 10여개월간 강한 야당 지도자상을 보여주진 못했을지라도, 죽음을 각오한 단식, 투쟁을 통해 적어도 국민에게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 평가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스스로를 '원조 친박'이라고 지칭하며 "제 의원 생활 중에 탄핵을 당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달라"며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저는 지난해 2월 황 대표가 첫 번째로 인사한 대상자"라고도 했다. 친박이자 친황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통해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불출마 선언 배경에 대해 "황교안 대표의 첫 번째 사무총장으로서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오늘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수도권 민심이 한국당에 부정적이란 평가에 대해 "수도권 현역 의원들이 있는 지역구는 2~3곳 빼놓고는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30석 정도 더 가져오려면 새롭게 창당한다는 각오로 공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천 쇄신이야말로 진정한 보수 통합"이라며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한국당에 들어온다고 보수 통합의 진정한 의미가 살아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비례자유한국당 입당 제의가 오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자유한국당에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도 비판했다. 그는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정치는 허업'이라고 했던 것은 국회의원이 열심히 일한 소득이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예산안이나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 통과 모습을 보면 군소 정당 대표와 민주당 대표들은 자기들의 열매를 따 먹기 위한 '실업(實業)'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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