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 때문에 입대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 3부(재판장 허윤)는 3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피고인이 특정 종교에서 신앙생활을 한 사실은 있으나, 병역을 거부해야 한다는 진실한 양심이 존재하는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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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7년 3월 군에 입대하라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대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에서 어머니와 외할머니 등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활동해왔으며, 이들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여호와의 증인 집회에 참석하면서 성경 공부와 봉사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6년 침례(신도가 된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행하는 세례의 한 형식)를 받아 현재까지 종교적 신앙에 따라 생활했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1심은 A씨가 "진정한 양심에 근거해 병역을 거부했다고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이 여호와의 신도로 활동한 내역, 평소 피고인의 생활 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에게 입영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후 열린 2심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A씨에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소명자료로 제출한 신도 사실확인서는 피고인이 여호와의 증인 침례를 받고 활동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내용만을 소명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병역거부 당시나 그 전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실질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내면에 병역을 거부해야 한다는 ‘진정한 양심’이 형성됐는지 여부는 가정환경,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에 관해 법원이 어느 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확인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공판기일에도 계속 불출석하는 등 통상의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A 씨에게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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