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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올해 총선서 수도권 험지 출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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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장외집회 군중 앞서 험지 출마 공식화⋯ 서울 종로 등 출마 가능성
黃대표 "많은 중진도 험한 길로 나가달라"⋯ 영남 중진 물갈이 속도낼 가능성
당내 리더십 도전에 돌파구로 험지 출마 카드 꺼낸 듯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4월 총선서 "수도권 험지(險地)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라고 못 박아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우리 당 많은 중진들도 함께 험한 길로 나가 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저부터 험지로 가겠다"며 "우리 당에 뜻있는 모든 의원들, 동지들이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 과거를 보지 말고 변화해가는 한국당을 보고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를 막아내고 우리 대한민국을 되살리자"고 했다.

황 대표가 이날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비례대표 출마나 불출마 가능성은 사라졌다. 한국당 안에서는 황 대표의 서울 종로 등 강북 지역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종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총리 출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할 경우 전직 총리 간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 이 총리도 황 대표와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반기는 것도 아니지만 피할 도리도 없다"며 불퇴전(不退戰) 의사를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험지가 종로를 뜻하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서울 구로 등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 도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징성으로 볼 때 이 총리와 대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전국 선거전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고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이낙연이란 장애물을 돌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로가 유력하다"고 했다.

황 대표가 이날 장외집회장 대중 앞에서 '험지 출마'를 밝힌 것도 정치적 함의가 있어 보인다. 최근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에 대해 범여권의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강행 저지를 막지 못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상규 의원은 공개적으로 황 대표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홍준표 전 대표 등 당내 잠재적 경쟁자들도 당 쇄신과 보수통합 등이 지지부진하자 황 대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대구·경북(TK) 등 전통적 한국당 강세 지역 현역 의원들은 사석에서 "누가 누구더러 험지로 가라고 하느냐"며 황 대표가 구상하는 영남 중진 용퇴나 험지 출마론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황 대표가 자신을 향한 당내의 도전을 험지 출마론으로 돌파하겠다는 뜻 같다"고 했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이날 "우리 당 많은 중진들도 함께 험한 길로 나가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권고형 발언이지만 당내에서는 황 대표가 자신의 험지 출마를 공식화한 만큼 인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한국당 일각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황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흐름도 있다. 한국당의 수도권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지금까지 보인 비전과 리더십으로는 수도권 선거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의원들의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며 "황 대표가 단순히 자신의 험지 출마로 상황을 돌파하려 해선 안 되고 좀 더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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