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이 지난달 3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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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앞두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 측은 7일 "살인죄를 저지른 이춘재도 DNA(유전자)가 나왔지만 공소시효 때문에 처벌하지 못했다"고 했다. 송 부시장이 청와대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리를 제보했을 때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 6개월이 만료됐다는 취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송 부시장이 빠져나가기 위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주장할지는 몰라도, 그 논리대로라면 당시 공무원 신분인 청와대 인사들과 경찰은 처벌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는 해석이 나왔다.
송 부시장 측은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검찰이) 공소시효를 의도적으로 곡해하며 수사하고 있다"며 "송 부시장은 (다른 공무원과) 공모했다는 증거가 1%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지난달 31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때도 "공모했다는 증거가 없고, 있다고 해도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이른바 ‘김기현 첩보’를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인물이다. 송 부시장 측은 줄곧 선거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6개월로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시효가 끝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 자체가 반(反)헌법적"이라는 게 송 부시장 측 입장이다.
검찰의 시각은 다르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선거범죄를 저지른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이 아닌 10년으로 본다. 송 부시장이 청와대 인사들과 선거공작을 벌인 공범(共犯) 관계이기 때문에 그의 범죄 시효는 10년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과 청와대 인사들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2018년 지방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부시장과 송 시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이광철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 등을 공범 관계로 보고 있다. 백 전 비서관 등은 송 부시장이 제보한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경찰에 내려 수사하도록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송 부시장 측의 주장과 논리대로라면 첩보 접수와 경찰 수사에 개입한 공무원들은 처벌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공소시효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는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본인은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몰라도 당시 공무원 신분인 백원우 등은 자연스럽게 혐의가 인정되는 셈"이라고 했다.
다만 송 부시장이 공범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 과제다. 검찰은 이미 그의 업무수첩과 차명폰 3개, 관련자 진술 등을 여럿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다 송 부시장은 당시 송 시장 선거캠프의 핵심 참모였고, 선거 후엔 정무직 부시장으로 다시 영전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시효 논란은 이미 범행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공모 사실이 밝혀지면 송 부시장 역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관계만 봐도 충분히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한편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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