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의 데시레 브룩 박사 연구진은 지난 9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아프리카 회색앵무새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함에도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회색앵무새는 동료가 건네준 고리를 받아(왼쪽 사진) 사람에게 건네주고 먹이를 받아 먹는다(오른쪽 사진). 처음 고리를 동료에게 넘긴 앵무새는 먹이를 받지 않는다. 앵무새는 아무런 대가 없이 동료를 돕는 것이다. /독 뮌헨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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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회색앵무새에게 금속 고리를 부리로 물어 사람에게 건네면 먹이를 주는 훈련을 시켰다. 한 달 후 앵무새 두 마리를 마주 보는 방에 각각 넣고 한쪽 방만 사람에게 고리를 건넬 수 있게 구멍을 열어뒀다. 하지만 고리는 밖으로 향한 창구가 막힌 방에만 뒀다. 두 방 사이에는 구멍을 열어뒀다. 연구자가 열린 창구 쪽에 손을 내밀자 회색앵무새는 건너편 방의 동료가 구멍을 통해 건네준 고리를 받아 사람에게 전달했다. 실험에서 8마리 중 7마리가 이렇게 고리를 사람에게 건네고 먹이를 받아먹었다.
연구진은 회색앵무새의 이타적 행동은 지능과 환경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색앵무새는 큰 무리를 지어 산다. 먹이도 여러 마리가 같이 찾는데 이때 동료를 도와야 나중에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이타적 행동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에서 회색앵무새는 평소 자신과 친했던 동료를 더 잘 도왔다. 또 역할을 바꾼 실험에서도 이전에 도움을 많이 받았던 회색앵무새가 이타적 협동 행동을 더 많이 했다. 반면 푸른머리앵무새는 소집단으로 살고 위계적 계층구조가 확실해 협동 행동이 진화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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