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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희망이 영화같이 샘솟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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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생충이란 영화를 보셨는지요?

이 영화의 선전이 놀랍습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 종려상을 받은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미국 아카데미상에 작품상을 포함해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되어

2월초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의 이유로 유머, 페이소스, 대중성을 다 녹여 넣어서라고도 하고,

하층민의 삶을 계층 간 갈등으로 풀어내 전 세계적인 문제인 빈부격차를 고발하며,

이를 머리 좋게도 재미있게 여러 장르로 뒤섞어 풀어냈다는 평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이때 이런 영역에서라도 성과를 내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작년 여름에 춘천을 간 일이 있습니다.

잠시 틈이 생겨 김유정 문학촌을 방문했다가 흥미있는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김유정 개인하면 1930년대 농촌을 다룬 작가로 가난과 29세 요절이 생각납니다만,

그의 작품은 현실 비판적이면서도 해학적이기 그지없습니다.

동백꽃, 만무방, 소낙비 등.

소낙비 같은 그의 작품이 2000년 초에 프랑스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현지 평론가가 그를 프랑스의 자랑인 모파상과 비교를 해놓았습니다.

‘모파상보다 더 단순하고, 정제되었지만,

더 예리하고 신랄하다‘

춘천을 갔을 때는 앞에서 얘기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프랑스에서 주목을 받은 이후였습니다.

내 딴에는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프랑스인의 정서라서 유독 계층 간의 갈등을 다룬

김유정이나 봉준호의 작품 세계를 잘 받아들인다고 나름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봉준호의 작품이 프랑스 뿐 아니라 북미는 물론

다른 아시아에서도 통하는 것을 보면,

계층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양극화나 신자유주의가 더 확산되어

이미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음일까요?

결국 빈부격차나 계층 간 갈등은 전 세계에 보편적으로 통한다는 얘기이겠지요.

생각이 많아집니다.

예술은 그렇게 제기하고, 성찰하도록 합니다만,

정치마저도 그런 보편성을 알고 뛰어들어 계층 간 갈등을 제기하는 모양새입니다.

어느 영역이 이러한 갈등을 싸매야 하는 건지 답답해집니다.

12세 어린 나이에 영화에서 희망을 보며 꿈을 키워온

봉준호 감독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샘솟는 새해,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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