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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아이오와 결전 D-1…美민주당 경선 후보들 “한 명이라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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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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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반, 아이오와주 디모아 심슨 칼리지. 고요한 평소의 일요일 오전 풍경과 달리 이날 캠퍼스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이들은 이미 수십 미터의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로비 내에 바리케이트가 들어서고 임시 무대가 대학 건물 로비에 만들어진 지 십여 분.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빨간 니트에 검은색 상하의 바지 차림의 워런 후보는 양쪽에 도열한 지지자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입장했다.

“헬로우 아이오와!”를 외치며 단상에 뛰어오른 그는 “곁가지나 작은 아이디어를 건드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큰 해법을 갖고 싸울 때이다”라고 연설했다. 청중들과의 즉석 질의응답에도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역설하는 그를 향해 지지자들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희망(Hope over Fear)”이라는 워런 후보의 모토를 외치며 열광했다.
같은 날 오후 하이티 중학교 강당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25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중년 이상 지지층이 다수였다. 아내 질 바이든과 함께 단상에 오른 바이든 후보는 “4년도 아닌 8년을 트럼프에 맡기면 미국은 완전히 변질된다. 이를 방조하지 말라”고 했다.

자신만이 트럼프 대통령이 꺾을 수 있는 민주당의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한목소리로 “바이든 후보가 유일한 당선 가능 후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본보에 “아이오와 승자가 다음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슈퍼 화요일’에 이어 캘리포니아까지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와 대적할만한 후보가 누구인지 아이오와 주민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단 하루 남겨놓은 이날,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후보들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 유세현장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지지자들 속으로 더 파고들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최근 지지율이 오르며 ‘사이더 돌풍’을 재연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대세론 유지에 바쁜 바이든 후보 간의 접전은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CBS방송이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와 함께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2~31일 진행해 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25%로 같았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21%, 워런 후보가 16%로 3위 다툼에서는 부티지지 후보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대혼전 속 승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유권자의 3분이 1이 넘는 부동층의 표심이다. CNN방송은 이날 아이오와 현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이렇게 결과를 미리 점치기 어려운 안갯속 상황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의 선택을 결정할 핵심 기준은 누가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대항마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남성은 “실업률이 낮아졌다지만 아이오와 농가 파산률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콩과 옥수수 그리고 축산업이 다수인 아이오와 농민들은 트럼프의 미중무역갈등으로 피를 흘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애이미 씨는(50) “아이오와도 요즘 분열이 매우 심해서 트럼프 정권에 대한 불만 또는 만족 둘 중 하나만 있다”고 말했다.

디모인=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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