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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코로나 위기 속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545억에 인수... 'LCC 거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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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점유율 12.6%…2위 아시아나와 2.7%P 차
545억원…당초 계약 금액보다 150억원 낮아
제주항공, "항공업 공급 재편 불가피, 선제적 대응 나선 것"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089590)이 또다른 LCC 이스타항공을 2일 인수했다.

국제선 시장점유율(승객수 기준)으로 3위가 7위 업체를 인수한 형국이다. 2위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격차는 2.7%포인트(p)로 좁혀졌고, 4위 진에어와의 격차는 7.0%p로 넓어졌다. ‘LCC 거인’ 회사가 탄생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지분 51.17%를 545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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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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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금액은 총 545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합의했던 인수 금액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430억원은 지분 취득예정일자인 4월29일에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이 낮아진 것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것을 반영해 조정했기 때문이다. 원래 두 회사는 지난달 28일 인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협상이 지연되면서 발표가 늦어지게 됐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시장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양사간의 양보를 통해 가격조정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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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은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대형 항공사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해 국제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2.2%로 1위, 아시아나항공이 15.3%로 2위였고 제주항공은 9.3%로 크게 점유율이 떨어지는 3위였다. 4위는 진에어(5.6%), 5위는 티웨이항공(5.4%), 6위는 에어부산(3.8%) 등이었다. 이스타항공은 3.3%로 7위였다.

합병으로 제주항공의 시장점유율은 12.6%로 2위 아시아나항공과 격차를 2.7%p로 좁히게 됐다. 반면 4위 진에어와의 격차는 7.0%로 늘었다. 다른 LCC 회사와 격차를 벌리면서, 기존 양대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형 회사가 된 셈이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보유 항공기는 45대에서 68대로 늘었다. 제주항공은 88개 노선, 이스타항공은 3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항공업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30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 몇 년 간 연 평균 30% 전후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이에 따라 모든 임원이 임금 30%를 반납하고, 직종을 불문하고 전 직원이 1개월 휴직키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전 직원 대상으로 15일부터 최대 3개월까지 쉴 수 있는 무급 휴직을 상시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특별 메시지에서 "국내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인수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제주항공)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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