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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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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트롯> 최종 우승자 발표 지연 ‘방송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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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생방송 경연에서 발표 직전 보류

제작진 “문자 몰려 서버 느려져”

생방송 경연 핵심은 문자 투표란 점에서

제작진의 미흡한 대처 논란

팬들 진상규명위원회 꾸리고

“생방송 문자 투표 및 온라인 투표 로우데이터 공개하라” 반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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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문자 집계가 늦어져 우승자 발표를 미루는 촌극이 빚어졌다. 대형 방송사고다.

<티브이 조선>(TV CHOSUN)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은 지난 12일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방송을 내보냈다. 최종 후보 7명이 주어진 과제에 따라 두곡씩 노래를 불렀다.

<미스터 트롯>은 심사위원 점수 50%, 국민 응원 투표 점수 20%,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 30%를 더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하지만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후보 7명을 세워두고 누가 뽑힐까 기대감을 증폭시키던 프로그램은 갑자기 우승자를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고 보류했다. 생방송 문자 투표 폭주로 인해 서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다.

제작진은 13일 입장문을 내어 “실시간으로 진행된 문자투표수가 773만 1781콜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투표수가 단시간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결승진출자 7명의 득표수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서버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투표수를 완벽히 집계해내는데 수 시간 혹은 수 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최종 발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연 프로그램에서 문자 투표 집계를 못 해 발표가 보류되는 상황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경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생방송은 시청자의 실시간 문자 투표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제작진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른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생각하면 당연히 많은 표가 몰릴 것이고 그에 대해 대비를 해놨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실시간 문자 투표 집계를 담당한 업체가 국내 유수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실시간 문자 투표를 담당했던 곳이다”며 “그곳에서도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제작진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은 마지막 생방송 경연을 앞두고 제작진의 안일한 대처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그램 작가가 특정 경연자를 응원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엔에스)에 올리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공정성 논란도 일었다. <프로듀스 101>(엠넷)에서 피디가 밀어주는 ‘피디 픽’ 등이 문제가 된 바 있어 신중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미스터 트롯> 팬들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13일 입장문을 냈다. 그들은 “모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수 조작 및 시청자 우롱 논란으로 큰 파장을 몰고온 이 시국에서 최종 순위와 함께 생방송 문자 투표 및 온라인 투표의 로우데이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아침이면 집계가 끝난다고 밝혔음에도 결과 발표를 일주일이나 늦춰, 시청자를 기만하며 시청률 및 화제성의 이득을 취하려는 점과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이면 조작논란이 나오지 않게 깔끔한 조작이 가능한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최종 집계가 끝나는 대로 뉴스 속보 형태로 타 프로그램 자막으로 최종 순위를 띄워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제작진은 “최종결과가 발표된 후 투명한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우승자도 1주일 뒤인 19일 ‘스페셜 방송’을 통해 알리기로 했다가 반발이 일자 14일 저녁 7시 뉴스가 끝난 뒤 생방송을 특별 편성해 최종 발표하기로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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