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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셀트리온의 속도전... 우한 코로나 항체 후보군 300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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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 또 온라인 간담회
셀트리온, 24시간 연구체제 돌입후 3주만의 성과
과거 신약개발 때 3~6개월 걸리던 과정 크게 단축
코로나 치료제 7월 말까지 임상 인체 투여 준비

셀트리온(068270)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치료제 개발 현황과 진단키트 개발 진척도를 소개했다.

조선비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12일에 이어 23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밝혔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연구개발진이 지난 12일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이후 24시간 교대 체제로 총 투입돼 이뤄낸 결과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환자 면역세포 수령 후 3주 만에 치료제 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첫 단계를 완료한 것이다. 일반 항체 치료제 신약개발의 경우 이 단계까지만 최소 3개월부터 6개월이 걸린다.

셀트리온은 인체 임상이 가능한 제품 개발완료 목표 시점을 기존 6개월 내에서 4개월 내로 앞당겨 오는 7월 말까지 인체 투여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의 가용 개발 자원을 총동원해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코로나 항체 치료제 개발을 공식화한 이후,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의 협조로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스파이크)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항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먼저, 환자 혈액에서 항체 유전 정보를 가진 DNA를 추출해 유전자 증폭과정을 거쳐 항체 발굴에 필요한 후보군을 추려 냈는데, 이번에 총 300종으로 구성된 1차 항체 후보군을 선정했다.

셀트리온은 항체 1차 후보군 선정 완료에 이어 곧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중화능 검증법을 진행하면서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중화능 검증법은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대학교와 협업해 진행한다.

이 검증법을 통해 선정된 후보 항체들은 동물 모델에서의 치료 효능, 항체 고유 특성 평가 등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항체 선정까지 이어지게 된다. 또 셀트리온의 자체 특허 기술인 고(高)발현 벡터를 적용한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제품 품질 보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임상에 적용될 제형 등의 개발을 거의 같은 시기에 진행해 비임상 및 임상 진입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등 해외 주요 허가기관들로부터 글로벌 임상을 승인받는 계획도 병행하면서 치료제의 신속한 해외 공급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치료 항체를 보다 다양한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도 함께 진행한다. 이미 확보한 환자 혈액을 이용한 중화항체 선별에 이어서 더 많은 회복환자 혈액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더 나아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3월 중에 착수한다.

셀트리온은 최종 치료 항체가 가지는 백신 유사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백신의 목적도 체내 항체 생성이므로 치료용 항체를 투여하면 백신과 유사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CT-P27(독감치료 항체) 개발과정에서 항체를 생쥐에 투여한 후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예방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의 경우 2주 동안 예방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입증됐다. 사람에서의 항체 반감기가 동물보다 최대 3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6주 동안의 예방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코로나 중화항체도 CT-P27와 유사한 백신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연구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 밖에도 진단키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보급되고 있는 신속 진단키트는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보유한 N단백질을 검출하는 원리인 데 반해,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은 우한 코로나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데도 15~20분이면 충분해 현장에서 바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서 회장은 "4월에 시제품을 생산해 5월 말에는 유럽 인증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이같은 내용을 장 마감후 발표한다고 예고한 데 힘입어 이날 셀트리온이 14.75% 오른 것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셀트리온제약(068760)등이 모두 급등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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