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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올림픽 1년 연기에 희비 엇갈리는 각국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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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변공원에 있는 오륜 조형물이 지난 22일 저녁 해 질 무렵 조명이 켜져 빛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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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두고 올림픽을 준비해온 각국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1년 뒤면 그래도 해볼 만하다”는 반응과 “1년을 더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2016년 리우올림픽 사이클 남자 금메달리스트 그레그 판아베르마에(35·벨기에)는 지난 25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 연기는 내가 1년 더 늙는다는 뜻”이라며 “이상적이진 않지만 의욕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육상 남자 100m 우승을 노리는 저스틴 개틀린(38·미국)은 27일 TMZ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시간은 개틀린의 편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38살과 39살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보인다.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24)은 “올림픽 연기로 여유가 생긴 만큼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사격 진종오(41), 체조 양학선(28), 골프 박인비(32), 펜싱 박상영(25), 배구 김연경(32) 등도 “1년 동안 잘 준비해서 도전하겠다”는 반응이다. 젊은 선수가 주축인 배드민턴, 유도 등은 1년 연기로 인한 부담이 비교적 적은 반면, 선수들 나이가 적지 않은 레슬링 등은 걱정이 앞선다.

부상에 시달리던 선수들에겐 1년 연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미 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의 케빈 듀랜트(32)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번 시즌을 뛰지 못한데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앓고 있었고, 같은 팀 카이리 어빙(28)도 이달 초 어깨 수술을 받아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지만 올림픽 연기로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반면 1년 연기가 뼈아픈 선수도 있다. 올림픽에 맞춰 빠듯하게 일정을 잡았거나, 이번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고자 했던 선수들이다. 미국 여자 펜싱 대표팀 캣 홈스(27)는 올해 가을부터 뉴욕의 한 의과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생각했던 체조선수 베키 다우니(28·영국)는 BBC와 인터뷰에서 “1년을 더 기다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과업”이라며 아쉬워했다.

AFP통신은 2021년 올림픽이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 선수들을 선정해 소개했다. 첫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노리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를 비롯해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 배드민턴 린단(37·중국), 육상 앨리슨 펠릭스(35·미국) 등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에겐 올림픽 연기가 ‘양날의 검’이다. 올해 들어 허리 부상이 재발해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우즈는 랭킹을 끌어올릴 시간은 생겼지만, 이미 고령이라 1년 뒤에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러 여성 선수의 출산 계획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미국 소프트볼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투수 캣 오스터먼(37)은 “올림픽 이후 아이를 갖기로 남편과 얘기했다. 이제 2021년 이후로 미뤄야겠다”고 했다. 올 2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도쿄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던 근대5종 클로이 에스포지토(29·호주)는 “다시 올림픽에 대한 느낌이 되살아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제 도쿄올림픽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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