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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HTS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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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증권사 전산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키움증권 측은 거래 실패로 손실을 본 고객에 대한 보상 절차에 착수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대로 내려오면서 키움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관련 원유선물 상품인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HTS가 마이너스 가격을 인식하지 못해 매매가 멈췄고, 이에 반대 청산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이후 오전 3시 30분 강제 청산됐다"고 밝혔다.

거래 실패로 손실을 본 고객은 수십 명 수준으로 적은 편이었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 측은 피해 고객과 개별 접촉해 보상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는 만기 전날 청산이 완료돼 유사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는 "21일이 당사 약관에 따른 최종 거래일이었기 때문에 당일 오전 1시에 10달러 수준에서 반대 청산이 이루어졌다"며 "마이너스 유가에 따른 투자자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나금투도 "당일 상황이 발생했을 때 5월물 원유선물은 이미 청산이 완료됐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 중개 전문 회사가 아닌 증권사 중 해외 선물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HTS에 마이너스 호가 입력이 안 돼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키움증권의 사고 경위와 피해 고객 보상 과정 등을 점검한 뒤 후속 대책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소규모 전산 오류는 증권사가 고객과의 합의로 해결하며, 추가 민원 발생시 금감원이 현장점검 등을 통해 개입하게 된다.

[진영태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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