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들 “재연기”에 유은혜·정은경, 긴급회의서 결정
이태원 클럽 방문자 44%만 역학조사…확산 우려 커져
교육부 “고3 학력평가도 연기…대입 일정은 변경 없어”
11일 등교 연기 결정은 긴박하게 이뤄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오후 긴급 영상회의를 통해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위험도와 감염 추이, 통제·관리 가능성 등을 논의한 끝에 등교수업 연기를 결정했다.
교육부와 방역당국이 결국 등교수업을 연기한 이유는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 각 지역으로 확산·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파악한 연휴기간 중 해당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44%인 2456명만 역학조사가 진행돼 감염병 통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영향을 끼쳤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집단감염은 불특정 다수가 관련됐고 접촉자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등교를 다시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5월 연휴 이후 최소 2주 경과가 필요해 고3 등교수업을 당초 13일에서 20일로 연기하기로 했다”며 “국민과 학부모,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등교수업이 연기되면서 당장 14일로 예정됐던 고3 학력평가도 20일 이후로 미뤄졌다. 박 차관은 “시험 날짜는 주관 교육청인 경기도교육청과 각 시·도 교육청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수학능력시험 등 대입 일정의 추가 변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 이전에만 등교를 시작한다면 당초 대입 일정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3 학생들이 심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3의 경우 중간·기말고사와 6월 평가원 모의평가 등 비중 있는 시험들이 단기간에 연달아 실시돼 심적 부담감과 불안감 때문에 체계적인 수능 준비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확진자 추세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또 등교가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교육부는 “등교 일정과 방법은 1주일 연기를 원칙으로 하되 향후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동이 있을 경우 신속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은 이날 “고3 등교를 연기해야 한다”는 요구를 잇따라 교육부에 전달했다. 조 교육감은 “아이들은 방역의 최전선이 아닌 최후방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등교수업 일정 자체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에서는 지난 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원어민 교사 등 교직원을 상대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박 차관은 “현재까지 보고된 교직원 감염사례는 없다”면서도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자진해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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