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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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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 국내 사용 여부 25일께 판가름... "韓 참여 임상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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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IH 주도 ‘렘데시비르’ 글로벌 임상결과 25일께 나온다
한국 등 10여개국 참가… 서울대병원 임상3상 시험 종료
FDA 긴급사용승인⋅일본 허가 이어 보급 가속화 전망

조선비즈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렘데시비르. 미국과 일본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데 이어 25일께 글로벌 임상결과가 나올 예정이다./길리어드사이언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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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글로벌 임상 결과가 25일경 나올 예정이다. 우리 보건당국은 이 결과를 기준으로 승인을 내줄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15일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 전 세계 10개국 67개 기관에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하는 임상3상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25일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21명이 등록돼 참여한 NIH 임상이 종료됐다. 곧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 글로벌 임상 관련 논문은 25일경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보건당국이 긴급 사용승인을 내준데 이은 것으로 렘데시비르의 보급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역시 코로나19 치료약으로 렘데시비르를 제조·판매하도록 지난 7일 특례승인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일본법인은 지난 4일 후생노동성에 렘데시비르의 승인을 신청했고, 일본 정부는 이례적으로 사흘 만에 신속하게 승인했다.

한국 당국이 주목하는 NIH 주도 임상 시험에는 전세계 1000여명의 환자가 참여 중이다. NIH는 최초 임상 대상 목표 환자를 394명으로 잡았다가, 800명으로 늘렸으며 이어 현재 1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NIH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예비 결론에 의하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평균 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중 가장 대규모인 10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NIH 주도 임상에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이들 병원에는 21명이 등록돼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당초 100명을 임상시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완치자가 늘면서 환자모집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길리어드는 이와 별개로 자사가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오고 있다. 길리어드는 한국에서도 NIH 주도 임상과는 별개로 서울특별시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3곳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중이다.

미국과 일본 당국이 렘데시비르 승인을 서둘러 내준데 비해 우리 당국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10여개에서 NIH 주도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5월 중순쯤 결과가 나와 임상적 효과가 판단되면 국내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고 나아가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일본 당국의 승인이 이뤄진 후인 지난 13일에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인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도 임상시험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황이어서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전체 임상시험 결과가 다 집계된 게 아니어서 (언제 렘데시비르가 도입될 것인지) 유보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문가 중심 연구 결과에 대해서 나오는 대로 분석하고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5일경 렘데시비르에 대한 NIH 논문이 발표되는대로 국내도 허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상결과를 평가한 질본이 긴급승인을 하기로 하고 이를 식약처에 통지하면 길리어드와 협의해서 빠르면 사흘만에도 긴급승인 결정이 날 수 있다는 게 우리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긴급 승인의 경우 수입과 관련해 특별한 기한을 법적으로 정해두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질본에서 특례 승인 요청이 오면 빠르면 며칠내에도 수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도입될 지 밝히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NIH와 길리어드가 각각 진행중인 글로벌 임상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국내에서도 도입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방역당국의 허가 관련 의지를 확인하면, 조율을 통해 임상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수입·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수요가 급작스럽게 몰릴 것에 대비해 미국 외에서도 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에 있는 5개 제약사와 제네릭(복제약)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5개 제약사가 생산하는 물량이 공급되는 나라는 대부분 저소득 국가로 북한 등 127개국이다. 한국은 대상국 명단에 없어 현재로선 미국산 렘데시비르를 수입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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