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2는 학년·학급별 격주로…초·중은 원격·등교수업 병행
교육당국도 학교자율에 맡겨…학교 현장선 “책임 떠넘기기”
등교수업 앞둔 고3 교실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이틀 앞둔 18일 서울 용산고 교실 책상들이 코로나19 예방수칙대로 간격을 넓혀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1·2는 학년·학급별 격주로
초·중은 원격·등교수업 병행
교육당국도 학교자율에 맡겨
학교 현장선 “책임 떠넘기기”
서울 지역 고등학교 3학년은 등교가 시작되는 20일부터 매일 학교에서 대면수업을 받는다.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은 학년·학급별 격주로 번갈아가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게 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은 주 1회 이상만 등교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학사일정을 학교 자율에 맡긴 데다, 서울과 대전 외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교육당국이 방역 및 학사운영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 유치원과 초·중·고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시교육청도 이날 학년별 15분씩 시차를 두고 등·하교를 하는 등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마련해 각 학교에 배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선 진학과 취업을 앞둔 고3의 경우 매일 등교수업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고1·2는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운영을 권장했다. 한 학년의 짝수 학급이 등교하면 그 아래 학년은 홀수 학급이 등교하는 식의 방법이 거론된다. 급식도 3교시 이후, 4교시 이후, 5교시 이후 등으로 시차를 두고 실시하는 방안을 권장했다. 조 교육감은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밀도 있는 학습이 필요한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했다”며 “고1과 고2는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격주 운영을 권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이하는 원격수업을 중심으로 하되 수행평가 등을 위해 주 1회 이상 등교하도록 했다. 유치원은 오는 27일부터 원격수업과 등원수업을 병행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등교수업에 대비해 각 학교에 열화상 카메라와 손소독제 등을 비치했으며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하루 2번 이상 발열검사를 받도록 했다. 의심증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서울 지역만 해도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이 87개교, 2968학급에 이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예방의 핵심 방역대책인 ‘밀집도 완화’가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밀학급은 책상을 최대한 떨어뜨리려 해도 충분한 간격을 확보하기 어렵다. 조 교육감은 “과밀학급의 경우 선택과목 분반을 권하며, 희망하는 학교에는 시간강사 수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분반수업 방식으로 권장하고 있는 ‘미러링 수업’ 등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미러링 수업은 한 학급을 둘로 나눠 한 반에서 이뤄지는 대면수업 과정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분반한 옆 교실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경기 김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누가 수업을 촬영할 것이며 어떻게 옆반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그 모든 고민은 교사들만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고3 등교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아직 운영 방안조차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학교 자율로 맡겨놓고는 (확진자 등) 상황이 발생하면 학교에만 책임 추궁을 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보건·방역을 책임지는 보건교사들은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대개 보건교사는 학교에 1명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보건교사는 의심증상 학생이 발생했을 경우 일시적 관찰실로 격리한 뒤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게 해야 하지만, 보건수업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보건실이나 일시적 관찰실에 상주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방과후학교 강사와 퇴직 교직원 등 약 7000명을 일선 학교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위생수칙 생활지도와 발열체크 등의 업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도 이날 “다른 교사인력을 방역책임관 또는 부책임관으로 지정해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남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경남에서는 인력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교사가 수업 중일 때는 담임교사가 보건실을 지키라는 교육청 공문이 내려왔다”며 “지금은 교내 유일한 의료인력인 보건교사가 제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성희·김서영 기자 mong2@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