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인도 타밀나두 주에서 경찰 폭력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자야라지와 베닉스 부자의 관이 운구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자야라지 임마누엘(59)과 아들 베닉스(31) 부자는 지난 19일 코로나 봉쇄 조치에 따른 허가된 영업시간이 지났는데도 가게를 닫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며칠 후 병원에서 잇따라 사망했다. 주 경찰 당국에 따르면 구금 사흘 만인 22일 아들 베닉스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 숨졌고, 이튿날 아버지 자야라지도 사망했다.
유족은 목격자 진술에 근거해 자야라지와 베닉스 부자가 경찰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직장 출혈을 겪다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서한을 보내 고문을 자행한 경찰들을 처벌해달라고 청원했고,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2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난 28일 인도 타밀나두주의 교회 신부가 자야라지와 베닉스 부자의 유족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찰의 가혹행위로 시민이 숨졌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인도에서는 이 사건을 '인도판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에 빗댄 것이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의원 지그네시 메바니는 트위터에 "인도에는 조지 플로이드가 너무 많다"며 "미국처럼 인도에서도 수천명이 거리에 나설 것인가"라고 올렸다. 인도의 유명 배우 크리스틀 디수자는 "조지 플로이드를 위해 했던 것처럼 정의를 요구하자"고 했다.
지난주 타밀나두주에서는 이번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지난 24일 상점들이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야라지와 베닉스에게 정의를(#JusticeforJayarajandBennix)'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인도 국가인권위원회(NHRC) 2017~2018년 연례 보고서는 인도에서 한해 3146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가 사망했으며, 하루 평균 15건에 달하는 사법 폭력과 고문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경찰 구금 중 폭력과 고문이 만연해 거의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김은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