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 아닌 인재…담당자 징계해야"
15일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한 주택에서 발견된 유충이 물병에 담겨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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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른바 '적수(赤水·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졌던 인천 서구와 부평구 일대에서 또 수돗물에 문제가 생겼다. 이번에는 유충이 발견된 것이다. 한 주민은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더러운 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관련 담당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1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82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20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며 "사건이 일어났을 때보다는 아니지만, 여전히 저희 집의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한다"고 했다.
그는 "출근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퇴근 후에 근처 마트에 생수를 사러 들르니 이미 생수가 다 팔리고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 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 있을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다니는 물 드셔 보신 적 있으시느냐.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시느냐"고 썼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며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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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자는 "지난번 인천의 붉은 수돗물, 이번 유충 수돗물까지 자연 재난이 아니다. 장담컨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며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지 말아달라"고 했다.
같은 날 올라온 '인천 서구 수돗물 사태 책임 규명 및 관련 업무 관계자 교체를 요구합니다' 청원에도 하루 사이 1600여명이 참여했다.
한편 인천시는 안전을 위해 서구 왕길동, 원당동, 당하동 등 3만6000여 가구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해당 지역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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