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대책 마련 분주
서울,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5개 정수장 환경상태 점검
인천, 기존 수돗물 방류 작업
김해·울산, 역세척 주기 단축
전국 49개 고도처리정수장 중 인천 2곳을 포함해 7곳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지자체들은 유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거나 비상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수 과정 전반을 살피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 9일 서구 수돗물에서 유충이 처음 나온 이후 21일까지 211건의 유충이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유충이 나온 곳은 서구가 198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계양구 6건, 부평구 5건, 영종도 2건이다. 서구와 영종도는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부평구와 계양구는 부평정수장에서 각각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상수도 관리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1년여 만에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수장 관리 시스템은 개선되지 않았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 조사 결과, 공촌정수장에서는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충이 나왔고, 부평정수장에서도 활성탄 여과지와 배수지에서 발견됐다. 인천시는 미량의 유기물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오존과 입상활성탄 공정을 추가한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다시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바꾸고,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했다.
또한 중염소를 추가 투입하고,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인천지역 4개 정수장과 배수지 14곳을 모두 청소하고 방류를 통해 기존 수돗물을 모두 교체하고 있다.
김해 삼계와 양산 범어, 의령 화정정수장에서 유충이 나온 경남도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수돗물 안전 제고를 위한 비상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주민 신고 등에 대해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성충이 알을 낳지 못하도록 시설을 밀폐하고 탁도 감시와 역세척 주기 조정 등 청결을 유지할 방침이다.
경기 화성과 울산 회야정수장도 활성탄 여과기를 교체하거나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시설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수장에서 유충이 나오지 않은 서울시는 이날 수돗물 유충 실태를 보다 명확하게 조사하기 위해 생물, 상수도 분야 민간 전문가 6명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연구사 등 12명으로 민관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뚝도정수장을 제외한 강북·광암·구의·암사·영등포 등 5개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의 유충 유무를 확인하고 수처리 공정, 건물 안팎의 전반적 환경 상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은 정수장 활성탄에서 부화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배수지를 거쳐 가정으로 유출됐지만, 다른 지역은 배수지와 가정에서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며 “향후 유충 발생 원인을 조사한 뒤 정수장에 유충 유입을 원천 차단하도록 미세방충망과 포집기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류인하·김정훈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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