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낙점한 까닭] CNN “혼혈이자 이민2세… 反이민 정책에 대한 반격”
바이든은 11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 이유에 대해 "카멀라는 '두려움 없는 전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싸움을 이끌 최적임자"라며 "난 똑똑하고 터프하며 사람들을 리드할 준비가 된 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해리스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바이든이 1970년대 흑백학생 통합정책(busing)에 반대한 백인 정치인들에게 동조했던 일을 들춰 거세게 공격했다. 바이든은 당황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본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백인·남성 기득권층을 신랄하게 공격할 줄 아는 해리스가 트럼프·펜스와 맞붙어 봤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다. 바이든도 같은 생각을 한 셈이다.
경선 출마 전부터 해리스는 연방 상원의 유일한 흑인 여성으로서 트럼프가 임명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 등을 검사가 취조하듯 몰아붙여 '청문회 스타'로 떴다. 그러면서도 해리스는 이념 성향이 중도에 가깝고 민주당 주류와 가깝다는 점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평가됐다.
CNN은 해리스가 인도계·자메이카계 혼혈이자 이민 2세라는 점을 들어 "해리스 성장 스토리만으로도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에 큰 반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해리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바이든은 해리스와 함께 '2008년 마법(오바마-바이든 당선)'의 재현을 노릴 것"이라고 했다.
50대인 해리스는 고령인 바이든의 뒤를 이을 '차기 대선주자'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바이든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데 대한 우려를 의식, 재선에 도전하지 않고 차기 주자를 키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반면 해리스의 약점도 있다. 중도 성향에다 정책 관련 입장이 자주 바뀌어 진보 진영에 확신을 주기 어렵다는 점,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출신이라 중서부 경합주 표심(票心) 잡기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 등이다.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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