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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韓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언제 공급?... 걸림돌 '혈장확보난'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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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임상용 생산 개시… 연내 공급 목표
1만4000여명 완치자중 8.5%만 혈장공여 신청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국내에서도 혈장치료제가 언제쯤 보급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DA가 긴급승인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을 직접 수혈하는 치료방법이다. 국내서도 이같은 치료법이 진행돼 현재 26명의 확진자에게 수혈 치료가 진행된 바 있다.

이와는 다르게 CG녹십자(006280)는 단순 수혈이 아닌 완치자의 혈장을 농축하고 제제화 해서 치료 약물로 개발 중이다. 현재 GC녹십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임상 시험용 혈장치료제를 개발했고 빠르면 다음주부터 국내 대형병원 등에서 이상 2상이 시작된다. 이 혈장치료제의 임상이 성공적일 경우, 빠르면 연내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비즈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립보건원과 함께 개발중인 혈장치료제는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생산된다./GC녹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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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20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혈장분획치료제 ‘GC5131’의 임상 2상 시험을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충남대병원 등에 이어 연대 세브란스병원이 참여 의사를 밝혀 총 6개의 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혈장분획치료제 ‘GC5131’ 개발이 끝나면 우선적으로 국내에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수출이 가능할 경우 해외에는 유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지만, 혈장치료제의 공급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혈장 치료제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 즉 혈액의 액체성분 속에 포함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농축하는 고(高)면역 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일반 혈장을 활용해 상용화된 동일제제 약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코로나19 치료제 파이프라인 가운데 사업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평가받는다.

혈장 치료제는 임상 2상 단계부터 시작해서 개발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GC녹십자는 임상 1상 시험을 면제 받았다. 원래 임상시험은 최초로 사람에게 투여해 안전성, 약동학 등을 평가하는 1상, 대상 환자들에게 투여해 치료효과를 탐색하는 2상, 많은 환자에게 투여해 안전성 및 치료효과를 확증하는 3상을 거쳐야한다. 하지만 식약처 측은 "‘GC5131’의 원료물질인 혈장이 인체에서 유래하고 중화항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동일 원리를 적용한 제품이 예전부터 개발돼 사용되고 있어 임상 1상 시험을 면제하고 바로 임상 2상 시험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혈장치료제는 제조 과정의 특성상 대량생산을 하기 힘들다는 게 난제로 꼽힌다. 혈장의 확보량에 따라 혈장치료제의 생산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1인의 혈장으로 혈장치료제를 2개 이상 생산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혈장 공여를 신청한 코로나19 완치자는 1209명, 실제 채혈을 완료한 완치자는 893명이다. 현재로선 코로나19 혈장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1800여개 정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가 온라인을 통해서 간편하게 혈장을 공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이날부터 완치자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plasma.gccorp.com/)와 본사 내 콜센터(080-260-8232)를 통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히면 된다. 24일 0시 기준 완치자(격리해제)는 1만 4219명이다.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GC5131A와 관련한 임상시험용 제조 공정을 마친 상태다. 지난 7월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시험용 제품 생산을 개시했다. 생산기지는 GC녹십자 국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오창공장이며, 이 곳은 연간 140만ℓ 규모의 혈장을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방역당국은 혈장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을 때 치료제로서 허가와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국립보건연구원과 GC녹십자가 공동으로 약물 개념의 혈장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효성 안전성 입증 시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 헌혈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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