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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태풍 바비로 전국에서 시설물 피해… 다음달 초 9호 태풍 찾아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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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태풍 '바비'가 지나간 27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과수원에 태풍의 강한 바람으로 배들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48m에 육박했던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오후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소멸했다. 우려했던 것만큼의 인명·시설물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28일 남부지방에는 100∼150㎜가량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또 곧 제9호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추가 호우 및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바비에 따른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중대본은 27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에서 가로수와 가로등·전신주, 중앙분리대 파손 및 양식장, 간판, 건물 외벽 등 100여건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한때 초속 47.4m의 강풍이 불었던 전남 신안군에선 길이 480m의 가거도항 방파제가 무너졌다.

강한 비바람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남 곡성군 주민 29명이 산사태를 우려해 일시대피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태풍으로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들 불편은 상당했다. 인천과 경기, 충남, 제주 등지에서 26∼27일 9323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하늘길과 바닷길, 철도가 일시 마비됐다. 제주와 김포, 인천 등 11개 공항 478편이 결항했고, 98개 항로 여객선 130여척이 운항 통제됐다. 전날 오후 늦게 통제됐던 호남선과 경전선 등은 운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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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27일 새벽 서울에서도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가에서 옥탑 방수패널이 무너지고 방범창이 깨졌다. 연합뉴스


태풍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던 까닭은 이날 새벽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비 북상 궤도가 예상보다 중국쪽으로 더 기울어져 수도권 등에 분 바람 세기가 약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오전 3시쯤 백령도 남남동쪽 먼 해상을 지날 때 중심기압이 960hPa였던 바비는 오전 6시쯤엔 965hPa로 상승했다”며 “중심기압이 5hPa 증가하면서 바람세기는 초속 3∼4m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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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비옷을 입은 시민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바비 영향으로 28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에 동반된 다량의 수증기와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건조공기가 만나 내일(28일)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7∼28일 예상 강수량은 경남·북 북부 내륙, 전남 남해안, 제주도 50∼150㎜(많은 곳 남해안, 지리산부근, 제주도산지 200mm 이상)이다.

제9호 태풍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체코 기상앱 ‘윈디’에 따르면 28일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발생해 일본 해상을 통과한 뒤 다음달 2일 오후쯤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러 수치모델에서 제9호 태풍의 예상 발생시기와 경로를 모의하고 있으나 아직 크고 많은 변수와 변화가 있다”며 “9호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얼마나 셀지 등은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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