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공식선언
“아베노믹스-납북자문제 전력”
차기 일본 자민당 총재 겸 총리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사진)이 14일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정책을 밝히기보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아베 정권의 연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가 장관은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작부터 “아베 총리가 해온 것을 확실히 이어받아 전력을 다하겠다”며 아베 총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베노믹스’, 헌법 개정,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등 아베 총리가 추진해온 정책을 열거하며 “아베 정권의 개혁을 멈추면 안 된다는 결의를 마음에 담아 전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일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관계 개선을 하겠다”며 아베 총리의 평소 발언을 그대로 말했다. ‘스가 정권은 아베 총리의 단순한 연장인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방지와 경제 양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현 아베 정권의 과제를 그대로 언급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 등 아베 정권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등이 끝났다”며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스가 장관은 “나는 아키타현의 딸기 농가에서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0’에서부터 시작했다”며 기존 세습 정치인들과 달리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자민당 내 파벌에 이끌려 갑자기 출마를 결심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 이후 스스로 숙고해 판단한 것이다. 파벌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스가 장관의 출마선언 현장에는 취재기자 등 500여 명이 몰렸다. 당초 회견은 30분간으로 예정됐지만 ‘답변이 부실하다’며 기자들이 항의해 회견은 총 45분간 진행됐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1일 출마를 선언해 총재 선거는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범석 bsism@donga.com·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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