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국시 응시자 대표들은 어제(13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후 행동 방침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 후 발표하겠다"며 국시 재응시에는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비록 이들이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설혹 이들이 시험을 다시 치겠다고 나서도 정부가 이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민반대 여론이 높아 국민적 동의를 얻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 의료계 원로들까지 국민에게 사과하며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의료계 원로들은 지난 11일 호소문을 내어 "(의대생들이) 유급과 국가고시 거부를 선택한 것은 선배들과 스승들의 잘못"이라며 "학생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학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줄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부 입장은 이미 밝혀드린 바와 동일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손 대변인은 "학생들,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단체행동을 잠정중단하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환영하는바"라면서 "의사협회와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함께 참여해 서로 진정성 있는 논의가 개시될 예정이므로 학생분들도 모쪼록 학업 현장으로 복귀해줄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로서는 의대생들에게 시험 재접수 기회를 선뜻 부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주관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응시를 철회한 후 접수 기간이 지나 재응시를 허용한 전례가 없는데, 의사 국시만 허용할 경우 공정성, 형평성 시비가 불가피한 탓입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이날 오후 2시 57분 기준 55만403명이 동의했습니다.
다만 정치적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의정 합의에 도장을 찍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응시 구제책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적 해법의 운을 뗐지만, 여당 주요 인사들이 의대생들의 구제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이 또한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김어준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의대생들의 국가고시를) 언젠가 구제해주긴 해야겠지만, 이번만큼은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그제(12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의사고시 거부 의대생 구제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학생임을 고려해 부득이 예외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충분한 반성과 사죄로 국민 정서가 용인이 가능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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