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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귀를 확인하라!” “트럼프의 코로나19는 꾀병이다!”
미국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음모론’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정치권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정책 대결보다는 ‘흑색선전’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달 29일 실시한 TV토론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어폰을 끼고 실시간으로 토론 도움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1일 트럼프 재선 캠프 페이스북에는 “조는 토론 중 휴식시간을 요청했다! 조의 귀를 확인해라! 그는 약물 검사와 이어폰 검사를 거절했다”며 흰색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바이든 후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조의 귀에 누가 있습니까? 왜 그는 청각장치 검사를 받지 않나?”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TV토론 시작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바이든 후보가 토론에서 이어폰을 끼고 실시간으로 외부 도움을 받는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를 캠프 측에서 사실인 것처럼 게재한 것이다. 5일 영국 BBC방송 등은 “온라인 광고 형태의 음모론이 15개 이상의 버전으로 퍼졌고 최소 1000만 명에게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조작된 사진’으로 판명 났다. 영국 BBC방송 등은 해당 음모론에 쓰인 사진은 합성 사진으로, 원본 사진에서는 이어폰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원본 사진조차 이번 TV토론에서 찍힌 것이 아니라 지난해 9월 사진이라고 전했다. BBC는 “페이스북은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선거 게시물에 경고 표시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정치적 발언이나 광고의 사실 확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놓고 각종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민주당 지지층 SNS에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의심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수백 개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많은 허위 정보를 퍼뜨렸는지 생각해 보면 믿을 수 없다” “트럼프 대역을 하는 사람이 코로나에 걸렸고 진짜 트럼프는 멀쩡해 보인다” 등의 내용이다.
반(反)트럼프 성향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엔 그는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해왔다. 그는 대중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적었다.
추측하는 ‘꾀병’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대통령이 대선을 연기하고 향후 TV토론을 취소할 핑계를 찾는 것”이라거나 “미국산 코로나 백신 의약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말 제기된 탈세 미납 의혹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나왔다.
NYT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 병세와 관한 혼란스러운 정보가 이런 음모론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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