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에 다음날 예정된 부통령 후보 TV토론 무대에 투명 플라스틱 보호벽이 설치돼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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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TV토론’ 일정(2차·15일)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양측 후보가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대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상태를 봐야 한다”고 맞섰다. 2차 토론이 열리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선 “감염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TV토론 개최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돌아온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기분이 좋다”면서 “나는 10월15일 저녁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토론을 고대하고 있다. 그것은 굉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19 치료 중인 상태이지만, 2차 TV토론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1차 TV토론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크리스 월러스 사회자의 제지를 무시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발언에 수시로 끼어들어 방해하거나 비아냥 대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진 후 활동폭이 좁아졌기 때문에 ‘반전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안전하다고 판명이 나야 TV토론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이후의 상태를 알지 못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코로나19를 보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토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토론할 수 있기를 고대하지만 필요한 모든 프로토콜이 준수되길 그저 희망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77세 고령의 바이든 후보로선 코로나19 노출 위험을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코로나19로 대형 유세 등 전형적인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TV토론은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검증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정대로라면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2차 TV토론이,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3차 TV토론이 개최되도록 돼 있다.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2차 TV토론은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질문하는 타운홀 형식이다. 때문에 마이애미의 프랜시스 수아레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코로나19 양성 반응 상태일 경우 마이애미에서 토론이 열려서는 안 된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수아레스 시장은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사람, 그와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잊지 말라. 이건 매우 전염성이 강하다”면서 “백악관, 상원의원 등등 얼마나 많은 그의 이너서클 사람들이 감염됐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양성 판정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이후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새벽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을 알렸고, 당일 저녁 무렵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3일 만인 지난 5일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현재까지 2차 TV토론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부통령 후보간 TV토론이 큰 관심을 받게 됐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7일 밤 9시(한국시간 8일 오전 10시) TV토론에서 맞붙는다.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의 영향을 받아 토론장에서 두 후보간 거리는 7피트(2.1m)에서 12피트(3.6m)로 벌어졌다. 후보자 사이엔 투명 플라스틱 보호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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