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에 재응시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는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 병원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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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응시 기회를 달라”며 지난 8일 ‘대리 사과’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조심스레 재응시에 대한 여론을 타진하고 나섰다. 여전히 청와대 및 정부와 국민 여론 모두 ‘재응시 허용’에 부정적이지만, 의대생들이 직접 사과에 나선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여당의 기류다.
11일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여론조사의 현재 추이가 우호적이지 않다”며 “국민 감정이 추슬러져야 재응시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르면 12일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는 재응시에 선을 긋는 강경한 목소리가 여전하다. 대학병원장들이 고개를 숙이고 의대 교수들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 문제 해결을 부탁하고 있음에도 정작 시험을 봐야 할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침묵을 지키면서 국민 여론이 냉랭한 탓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 대부분이 강경하다. 나는 (의대생들) 사과가 있다고 해도 (재응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만일 재응시를 허용하면 엄청난 국론 분열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사 수급 등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풀어야 할 문제’라고 보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의대생 국시 재응시가 무산되면 한해 의료 현장에 투입되는 의사 2700여명이 사라지고, 이듬해 5천여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의사 수련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재응시 물꼬를 트기 위해선 의대생들의 ‘성의 있는 사과’가 필수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복지위 소속 또 다른 의원은 “의대생들이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면 당장이라도 기회를 주자고 하고 싶다. 우리의 목적은 그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의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지 벌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도 “의대생들의 직접 사과 등 진전된 조치가 있다면 재응시 이야기가 당내에서 거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복지부의 입장대로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국민 여론 변화 등이 있다면 그때 다시 판단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지혜 노지원 서영지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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