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보상은?
삼성전자 및 화웨이 등 경쟁 제조사들이 일찌감치 5G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애플이 이제야 5G 아이폰을 출시하게 된 이유는 바로 퀄컴과의 분쟁 때문이다.
두 회사의 분쟁은 3년 전 애플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통신 네트워크 시장에서 퀄컴이 시장 지배자적 위치를 활용, 제조사들에게 일종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퀄컴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 라이선스 기반 비즈니스를 추구하며 애플과 협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다는 것이 애플의 불만이다.
두 회사는 치열난 난타전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5G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있음에도 시장을 선도하는 퀄컴과의 협력을 타진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5G 레이스에서 탈락하기 시작했다. 퀄컴과의 분쟁으로 5G 모뎀칩을 구하지 못하는 가운데 인텔과 협력하며 5G 모뎀칩 XMW 8160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인텔은 결국 그 미션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삼성전자에 5G 모뎀칩 조달을 조심스레 타진했으나 퇴짜를 맞았다는 말도 나왔다. 심지어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가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애플에 자사의 5G 모뎀칩을 판매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우리는 애플에 열려있다"면서 다소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굴욕이다.
결국 애플은 인텔과의 5G 협력을 포기하고 지난해 퀄컴에 항복했다. 퀄컴에게 일정규모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퀄컴은 다시 애플에게 모뎀칩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 결과 아이폰12에 5G 스마트폰 경쟁력을 이입하게 됐으나,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쟁사와는 어려운 싸움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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