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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이춘재는 담담하게 말했다 “살인의 추억 봤다, 일반적인 영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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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영화를 봤다” “사형을 받고자 (노력)했다”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달라야 한다” “조두순 출소로 난리 난 상황에…난 (교도소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

조선일보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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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저지른 이춘재(56)가 2일 재심 법정에 나와 내뱉은 말들이다. 처음 얼굴을 드러낸 이춘재는 법정에서 차분한 말투로 법조인들의 질문에 성실한 태도로 답했다. 이날 이춘재를 심문한 변호인 측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통사람 같다”고 평가했다.

이춘재는 분노조절장애, 왕성한 성욕, 치밀한 범행 계획 등 영화 속 연쇄살인범이 갖춰야 할 요건을 갖추지 않은 매우 평범한 인물이었다.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는 짧은 머리에 옆집 아저씨처럼 평범한 얼굴을 보였다.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키 170cm 정도에 체형은 왜소했다.

이날 이춘재는 진범논란을 빚고있는 8차사건을 비롯, 관련 사건 모두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공개법정에서 인정했다. 자신 대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법정에서 이춘재가 한 인상적인 발언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살인의 추억’ 영화를 봤느냐? 기분이 어땠느냐?

“교도소에서 영화를 봤다. 일반적인 영화로써 시청했다.”

-영화 속 마지막에서 배우 송강호가 화면을 주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은"

“영화 속 장면은 기억난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청주 처제 살인 사건에 대해 당시 범행을 부인했다

“사형을 받기 위해 범행을 부인했다. 나는 자살하고 싶었다. 하지만 스스로 결정을 못 하고 있었다. 당시 90년대는 사형제가 있어서 이를 받고자 (노력)했다. 1심에서 실제 사형을 받았다.”

-당시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는데 왜 죽고 싶었냐

“결혼을 사실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애가 생겨 결혼했다.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했다. 죽을 생각에 알약을 마련까지 했다. 시도는 했는데 하지 못했다. (살인이나 강간을 저지를 때) 각종 생각이 든다. 아무런 생각도 안 들다가도 죄책감도 들었다. 그 때문에 자살 생각도 했었다. 당시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

-사람 죽이고 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그 순간에는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범행을 저지르고 돌아서면 끝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반복됐다. 강간이나 살인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범행을 저지르다 중간에 멈추면 강간이 되고 진행하면 살인이 된다.”

-살인을 저지르고 유기한 장소가 근처다. 경찰이 주위에 있었을 텐데 불안감은 없었나?

“없었다”

범행 동기는?

“없다. 자꾸 범행 동기를 물어보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했다”

-살면서 술 먹고 무의식적으로 폭력성을 드러낸 적은 있느냐?

“술 먹고 싸워 본적이 한 번도 없다. 폭력적 성향은 없다. 또한 왕성한 성욕을 갖고 있지도 않다. 교도소 안에서 성욕을 감당할 수준으로 지내고 있다”

-지난 27년간 교도소 생활 중에 이춘재는 반성하고 바뀌었느냐?

“많이 바뀌었다. 지금 밖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같은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바깥보다 교도소 안이 더 낫다는 생각도 한다. 통제된 채 살고 있어서다. 가석방도 생각 안 했던 것도 아닌데…사실 지금 내가 밖으로 나가서 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다. 당장 조두순 출소로 난리가 난 상황인데 내가 나간다고 생각한다면…나는 나가고 싶지 않다”

-피해자 등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저지른 살인 사건에 대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용생활을 고통을 겪은 먼저 사죄를 드린다. 나로 인해서 모든 일이 시작됐기 때문에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하겠다. 모든 분은 이 시간 이후에 이 일에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내게 돌을 던지든 욕을 하든 위로만 될 수 있다면 상관없다. 조금이나마 마음이 풀릴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 마음을 참회하면서 노력하며 살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다”

[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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