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10월26일 방문자 검사 요청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취재기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4일 오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입구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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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차려졌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취재기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자, 정·재계 인사를 포함해 조문을 다녀간 1천여명이 진단검사 대상에 올랐다. 대규모 집단감염 고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국내 신규 확진자는 세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어, 일상생활에서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0월26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출입구 주변을 방문한 이는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확진된 기자가 이건희 회장 빈소를 취재한 날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사람은 1천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대본은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확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기자가 빈소 취재 중에 감염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확진자가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빈소 주변 체류 시간이 길었던 점을 고려해, 불특정 다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문자 전원에게 검사를 권고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해당 기자가 식사 자리를 함께 한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 중이던 일정을 중단하고 진단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진단검사를 받으면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조기 산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진단검사 뒤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국민의당은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도 이날 진단검사를 받았다. 방대본은 “재난문자 등을 통해 안내된 특정일, 특정장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경우에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8명이 나와, 사흘 만에 다시 세자릿수로 올라섰다.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학교와 직장, 가족모임, 헬스장, 동호회 활동 등에서 연일 새로운 전파 고리가 생기면서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전에는 요양시설·요양병원과 같이 큰 시설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 확진자 수를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었다면, 현재는 일상생활의 영역 곳곳에서 소규모 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태호 반장은 “현재와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국내 환자 발생이 두자릿수 이하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루 평균 100명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중학교·헬스장 관련 집단감염(누적 57명)의 경우, 성남 분당중학교 학생·가족→가족이 이용하던 헬스장→헬스장 회원의 직장인 연구센터→연구센터 근무자 지인의 독서모임으로 전파가 이어졌다. 독서모임에서만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 창원에서는 일가족 5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들 가족이 직장과 학교 등에서 접촉한 1천여명이 진단검사 대상이 됐다.
서혜미 노현웅 최상원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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