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연내 입법 촉구 기자회견
김용균 모친 "생명 살리는 법, 어떤 법보다 우선"

故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중대재해기업철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에서 17일째 단식을 이어가며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연내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핑계, 국민의힘은 민주당 핑계, 청와대 분들은 ‘국회’ 일이라고만 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17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7일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의 연내 처리를 공언해놓고 정작 논의에는 소극적인 여야를 꼬집은 것이다.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중대재해법 연내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이 매일 6명 이상 죽어가고 있다. 매일 여섯 가족 이상이 지옥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밥을 굶은 지 17일째가 됐다”며 “국회의원들은 법 통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단식 17일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입법 촉구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씨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논의에 들어오지 않아 처리가 어렵다고 말한다. 사람 생명 살리는 법이야말로 어떤 법보다 우선하는 것 아닌가”라며 “야당이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여당 단독으로 처리해달라”고 했다. 최근 정기국회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이 유독 중대재해법에 대해선 야당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논의는 하지 않다가 나중에 들어와서 법안을 희석시킬 생각이라면 국민들이 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단일안(案)을 가지고 오면 논의에 나서겠다는 국민의힘의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단독으로 열고 중대재해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검토를 끝내지 못해 29일 소위를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주민ㆍ이탄희ㆍ박범계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소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로부터 제출 받은 협의안을 참고로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단일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쟁점은 많은데 논의할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