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금융시장에서 이뤄졌던 EU 주식 거래 중 60억유로 가량이 이날 런던을 떠나 EU 다른 국가들의 증권거래소에서 이뤄졌다.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 스페인 은행 산탄데르 등 EU 주요 기업들의 주식 거래가 런던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파리, 마드리드 증권거래소에서 이뤄졌다.
이날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60억유로 상당의 주식 거래 규모는 유럽 거래소들에서 거래된 전체 물량의 6분의1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 터코이스, 아퀴스 등 증권거래소들도 유로 표시 주식 거래를 위한 런던 거래소들은 EU 각국으로 옮겼다. CBOE 유럽은 런던에서 진행하던 유로 표시 주식 거래 중 90%인 33억유로 상당 거래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로 옮겼다고 발표했다. CBOE는 지난해 암스테르담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지 않았다. 런던증권거래소(LSE) 그룹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터코이스도 유로 표시 주식거래 대부분을 암스테르담으로 옮겼다. 아퀴스도 "사실상 모든" 유로 표시 주식 거래를 파리 증권거래소로 옮겼다고 밝혔다.
아퀴스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 알라스데어 헤인스는 "매우 이례적인 날이었다. (런던 증권거래는) 빵하고 터진 뒤 사라졌다"며 "런던시티는 유럽 주식 사업을 잃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기존 런던에서 이뤄지던 주식 거래가 EU 국가들로 이동하면서 막대한 세금 수입을 잃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앞으로 기업들이 런던 증시를 패스하고 다른 EU 증시에서 상장을 노릴 가능성이 커 영국의 타격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EU와 영국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오는 3월까지 체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은 기존 EU 단일시장에 속해 있었을 때보다 금융시장에서 더 많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EU 규제당국들은 이날 EU와 영국간 관할이 뚜렷하게 달려졌다며 영국에 근거지를 둔 신용평가사 6곳, 파생상품·주식 거래 공식 데이터 제공업체 4곳의 등록을 취소했다. 앞으로 EU 투자자들은 EU 국가에 있는 신용평가사, 거래 정보 제공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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