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사업비, 삼평도 부지 매각 등 충당
지방연구원 타당성, 행안부 투자심사받아야
성남시는 도시철도 2호선(트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정자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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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가 판교테크노밸리~정자역을 잇는 성남2호선 트램 사업을 국비 지원 없이 자체 추진한다. 기획재정부 예바타당성조사 지침 내용이 변경되지 않는 이상 트램이 예타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3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성남 2호선 트램 사업을 기재부 예타를 거치지 않고 자체재원 조달 방식으로 추진한다. 판교테크노밸리~판교역~정자역을 잇는 성남2호선 트램 사업은 2019년 4월 국토교통부 투자심사의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기재부 예타는 통과하지 못했다.
시가 자체재원 사업으로 추진하려는 이유는 현재 예타 지침에 트램이 ‘철도’로 규정 돼 있기 때문이다. 예타를 담당하는 연구기관들이 친환경성과 쾌적성, 환승편의성 등 트램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제아무리 평가를 잘 받아도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트램은 순수 전기만을 이용해 대기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또 전용도로를 이용해 정시성이 뛰어나고 승객들의 접근성도 버스처럼 높은 수준이다. 특히 차고가 낮아 사실상의 평면 이동이 가능해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한 번에 약 200명(5개 차량 1편성 기준)을 수송하는 트램 노선 공사비는 1㎞당 200억~300억 원 수준으로, 1,000억 원이 들어가는 지하철 4분의 1수준이다. 이러한 장점들이 예타 지침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3개 지자체 트램 건설 추진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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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는 앞서 지난달 초 인천·대구·울산·수원·고양·창원·부천·시흥·청주·구미시 등 전국 11개 광역 및 기초 단체장의 서명을 받아 트램의 특성이 포함되도록 교통시설투자평가지침을 개정촉구 서한을 국토부에 전달한 바 있다.
기재부의 예타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트램이 바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고, 지방재정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트램 사업이 자체재원 사업으로 통과된 사례는 없지만 예타를 통과하는 것보다 절차상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에 따라 오는 6월 추경을 통해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9월 용역에 착수한다. 3,5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는 부평구 삼평동 641번지 매각대금 일부와 예산배분 등을 통해 창출된 재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예비타당성조사 지침 및 도로교통법 개정 등 여건이 변경되면 국비 지원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트램 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철도 및 교통전문가가 참여하는 트램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 철도팀은 철도정책팀과 트램사업팀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성남의 트램이 성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트램은 없다’는 각오로 반드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성남2호선 트램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과 함께 성남1호선 트램도 추진, 성남 남부생활권, 제2, 제3테크노밸리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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