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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패딩 패션→정장 입고 투표한 윤석열, 1년 새 달라진 건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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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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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사퇴 후 별다른 일정 없이 칩거하던 윤 전 총장은 최근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방문해 조언을 듣고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는 등 비공식 활동을 이어가며 외부 노출을 자제해왔다. 2021.4.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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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첫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투표장에 나타났다. 검찰총장 사퇴 후 첫 공개 일정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차기 대권주자의 정치적 행보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향후 정치 계획에 대해선 아무 대답없이 침묵을 지킨 채 자리를 떴지만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든 지지자들과 취재진들 자체가 행위의 정치적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1년 전과 상전벽해…대권행보 시작하나


    1년 전 4·15 국회의원 총선 당시 검찰총장 신분으로 '나홀로' 투표장을 찾았을 당시와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윤 전 총장은 총선 당시엔 사전투표일이 아닌 본투표 당일 자택 근처인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 '패딩 패션'으로 알려진 회색 패딩과 면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카메라에 포착된 바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패딩 대신 노타이 차림의 검은색 정장을 입고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주민센터 투표장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은 부친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요즘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 자택은 서초구에 있다.

    투표를 마친 후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사전투표 일정이 알려지기 전 까지는 투표권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상 투표소 100m 내에선 특정 후보 지지나 투표 독려 발언을 하면 안되지만 100m를 벗어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언론 보도로 일정이 알려지면서 인파가 몰리자 연로한 윤기중 교수가 다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며 "그런데도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2차 가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 여권이)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지키겠다'→'야권재편' 중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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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사퇴 후 별다른 일정 없이 칩거하던 윤 전 총장은 최근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방문해 조언을 듣고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는 등 비공식 활동을 이어가며 외부 노출을 자제해왔다. 2021.4.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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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윤 전 총장의 달라진 외양 만은 아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당시 정권 관련 수사로 현 정권과 갈등을 빚던 윤 전 총장을 선거 전면에 내세워 '윤석열을 지키겠다'면서 표를 호소했다.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여권의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1년 후인 지금은 윤 전 총장이 야권 재편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지가 관건이란 의미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이날 행보가 대권주자로서의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비록 발언을 통한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이미 선거 정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도가 충분히 달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경우 투표율이 높을수록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보고 있는데,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를 통해 중도층을 비롯한 야권 지지층의 투표를 촉구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사전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투표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도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일정을 '정치행보'라며 비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정치적 행동을 시작했다고 본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있는데, 공직자가 정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행동했었느냐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한다는 자체에 커다란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보선에 대한 윤 전 총장의 형향력에 대해 사뭇 다른 평가로 풀이된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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