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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신군부의 수괴”…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안내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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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옮기고 대통령길 명칭도 변경

역사‧사법적 잘못 담은 안내판 설치

조선일보

옛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남대 안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의 목 부위가 지난해 시민에 의해 훼손됐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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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이전하고, 역사적 잘못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안내판에 담길 내용도 확정됐다.

6일 도는 ‘청남대 전직대통령 동상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이들 동상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두 번째 자리를 가진 자문위원회에서 위원들은 동상 안내판에 대한 역사적·사법적 잘못을 적시한 문안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이들 동상을 다른 산책로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날 결정으로 전직 두 대통령 동상 안내판에는 ‘신군부 수괴로 군사반란을 일으켜 권력 장악’, ‘서울의 봄’을 짓밟고 비상계엄 전국 확대', ‘계엄군을 동원하여 5·18민주화운동 무력 탄압’ 등 6가지 역사적 평가 내용과 사법적 평가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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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는 이날 결정된 의견을 반영해 해당 동상의 과오 적시 안내판 설치와 대통령길 명칭 변경에 따른 안내판 정비 및 홍보물을 제작하기로 했다. 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이전 설치도 서둘러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날 자문회의 결정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온 동상 철거 논란은 마무리 짓게 됐다.

정지성 5·18 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청남대동상철거 국민행동 대표는 “전두환·노태우 동상은 철거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들 동상을 한곳에 모아두고 5·18 학살 주범이라는 것을 명시해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들 동상 이전과 표지판 설치는 수용한다”고 말했다.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83년 조성되어 역대 대통령 별장으로 쓰였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리권을 충북도에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현재 이곳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충북 5·18 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해 5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 범법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이후 충북도가 동상 철거 방침을 세우자 이를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가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빚었다.

충북도가 동상 철거 대신 안내판을 설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자, 50대 남성이 청남대에 들어와 전두환 동상 목 부위를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도는 시민단체 대표, 역사학자, 조각가, 문화예술인, 변호사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내용을 논의해왔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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