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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美英 인공위성 ‘아슬' 충돌 위기…머스크 ‘첫 우주 교통사고’ 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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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스타링크 위성과 원웹 위성의 궤도를 표시한 사진/ TJ_Coony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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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Starlink)’와 영국 우주 인터넷서비스 회사 원웹(OneWeb)의 위성이 충돌하는 ‘우주 교통사고’가 일어날 뻔 했다.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지구의 인터넷 서비스를 담당하는 두 위성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둘 사이 190피트(약 58m)지점까지 접근해 충돌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미국 우주군 제18우주관제대대로부터 충돌 가능성을 알리는 ‘적색경보’를 수차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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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웹(OneWeb)의 위성 /Sp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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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원웹 위성이 회피 기동을 해 ‘최초의 우주 교통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달 25일 원웹이 인터넷 위성 36대를 발사하고 닷새 만에 벌어진 일이다.

만일 두 위성이 충돌을 했다면, 수백 개의 파편이 우주를 부유하면서 다른 위성들에게 튀게 돼 연쇄적으로 우주 교통사고를 냈을 위험성이 있었다. 더 버지는 이를 두고 “우주에서 위성끼리 충돌하면 연쇄적인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300~1000km)에 수많은 소형 인공위성을 배치해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아찔한 해프닝은 지구 상공 550km 궤도에 떠 있는 스타링크 위성보다 높은 궤도인 상공 1200km에 위치하는 원웹 위성이 지구에서 발사된 후 스타링크 위성망 사이를 지나가면서 일어났다.

충돌 위기 당시 원웹 위성이 궤도를 조정하는 동안 스타링크 팀이 스타링크 위성의 인공지능(AI) 충돌 회피 시스템 작동을 멈춰 논란이 일고 있다. 인공지능 충돌 회피 시스템을 통해 위성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예측해 상대측 위성은 그에 따라 대처한다. 다행히 사고는 면했지만, 스타링크 팀은 이 시스템을 꺼버린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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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 /스페이스X


사실 위성 간 충돌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은 유럽우주국(ESA)의 지구관측 위성 ‘아이올로스(Aeolus)’와도 충돌할 뻔한 적이 있다. 이 당시에도 스페이스X 측은 ESA와의 통신을 방해하는 컴퓨터 버그가 있다며 위성을 이동시키지 않아 문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측이 스타링크 위성의 충돌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성 산업 분석가 케일럽 헨리는 “위성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스타링크를 경유해야 하므로 스페이스X는 다른 위성 운영자들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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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위성 발사 모습 /스페이스X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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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는 위성 운영자에게 충돌 가능성이 있는 위성의 궤도를 조정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약 137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띄워놓고 있는 스페이스X는 앞으로 1만 2000개의 위성을 더 쏘아 올릴 계획을 이다.현재 146개의 위성을 발사한 원웹은 앞으로 640개의 위성을 더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존도 약 3000개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을 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공위성 충돌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막기 위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채빈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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