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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4선 성공… 28년 독재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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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시리아 대선 투표일인 26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투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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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으로 38만명을 죽게 한 바샤르 알아사드(55) 시리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치러진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다. 알아사드는 2000년 부친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뒤 21년째 장기집권하고 있고, 이번 대선 승리로 7년간 더 집권하게 된다.

27일 AP통신은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득표율 95.1%를 기록하며 당선됐다고 전했다. 경쟁 후보인 압달라 살룸 압달라 전 국무장관과 야권 지도자 마흐무드 마레이는 각각 1.5%와 3.3%의 표를 얻는데 그쳤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열렬한 애국심과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여준 시리아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내일부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도 다마스쿠스의 주요 광장에는 알아사드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모여 ‘피와 영혼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키겠다’, ‘우리는 신,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 셋만 선택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낙선 후보 마레이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당선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며 “그는 시리아를 향한 서방과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10년간 맞서온 인물”이라며 알아사드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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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뱌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발표가 나온 뒤 수도 다마스쿠스의 카시운 언덕에서 이를 축하하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10년 만에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당선돼 4 연임에 성공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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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알아사드 대통령 재집권을 위한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反)정부군 통제 지역 내 시리아인과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난민은 투표권조차 얻지 못했고, 야권 후보 두 명은 어용 후보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이번 선거가 “아사드의 연임을 확정하는 형식적 절차일 뿐”이라며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했다.

국제사회 또한 이번 대선을 ‘불공정 선거’로 규정하고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영국·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앞서 공동 성명을 내고 “시리아 대선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대통령 독재가 장기화되면서 시리아 내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알아사드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정부군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이를 계기로 시리아는 정부군과 반군으로 갈라져 싸우며 내전이 시작됐다. 이후 러시아·이란·터키 등 이웃 강대국들이 개입하고, 이슬람국가(IS) 등 무장세력이 준동하면서 내전이 계속돼 왔다. 현재까지 시리아 국민 38만명 이상이 내전으로 사망했고, 560만명이 고국을 떠나 해외 난민이 됐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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