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지난 3월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고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및 수사 외압 의혹 수사를 지휘해왔던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무부가 고검장·검사장의 구분을 없애는 대규모 인사 방침을 예고한 뒤 조상철 서울고검장에 이어 두번째 사의 표명이다. 오 고검장은 그간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이 사건 주요 피의자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찰청에 보고해왔지만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결재를 미루면서 갈등을 겪어왔다.
오 고검장은 31일 취재진에게 “금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 해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 고검장은 지난 3월부터 이 사건 피의자인 문홍성 수원지검장을 대신해 사건 수사를 지휘해왔다. 문 지검장은 2019년 3월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돼 직무를 회피했다.
오 고검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광철 비서관 등 주요 피의자 기소를 두고 대검과 부딪혀왔다. 그가 수사팀인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의 기소 의견을 승인해 대검에 올릴 때마다 대검이 결재를 미뤄왔다고 한다.
오 고검장은 이날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보고서가 통과되면서 이 비서관 기소 등 사건 처분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차장검사는 “오 고검장이 그동안 이 사건 관련해 사직을 고민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 지휘해온 배성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한직인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된 것처럼 오 고검장에게도 험한 길만 남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검찰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동기다. 그는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으로 지난해 8월부터 수원고검장으로 재직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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