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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女권리 보장" 내세우지만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에 치를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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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장악후 첫 기자회견서 "여성권리" 약속

전통복 의무 아니라지만, 상점선 부르카 판매 '불티'

뉴스1

17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거리의 황량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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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지 48시간 만에 여성은 거리에서 사라졌다."

17일(현지시간) CNN은 상점 주인들이 화려한 상품을 정리하고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는 등 아프간의 수도 카불의 거리는 언뜻 보기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여성이 없어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를 점령한 이후 여성들은 대부분 집안에 머물렀다.

탈레반은 그들의 통치하에 여성의 인권이 보호될 것이라고 거듭 말해왔지만, 아프간 여성들은 그들의 복귀에 치를 떨고 있다.

과거 탈레반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았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여성은 남성 동행자가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고,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나 미혼 여성, 13세 이상 소녀들을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켰다.

이에 CNN은 "불과 며칠 전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의 여성이 거리로 나서고 있고, 그들은 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옷을 입고 있다. 여성은 얼굴은 종종 니카브(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로 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국제 비정부기구(NGO) 단체에서 경력을 쌓아오던 여성 역시 탈레반의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필사적인 노력에도 도움을 주는 곳은 없었다고 호소했다.

익명의 여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내가 죽게 될 경우 내 자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면서 "10년 넘게 국제기구와 일했지만, 그중 나를 도와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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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뒤 카불 내무부 입구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경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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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성도 히잡만 쓴다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탈레반은 과거 통치 기간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여성의 부르카를 의무 착용토록 했지만, 앞으로는 부르카를 엄격히 강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냈다.

카타르 도하 소재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여성은 반드시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두건)을 착용해야 하지만,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전통복)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히잡이 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원칙이 아닌 이슬람교의 율법이다. 이 모든 것은 여성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슬람 여성의 전통의상으로는 부르카 이외에 눈을 제외하고 전신을 가리는 니카브, 얼굴만 내놓고 전신을 가리는 차도르 등이 있다.

그러나 탈레반의 거듭된 여성 인권 존중 방침에도 시민들은 탈레반의 복귀에 긴장하고 있다.

카불 중심부에 있는 한 의류점은 탈레반의 집권으로 사업이 오히려 활성화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부르카는 지난 20년 동안 카불에서 흔치 않았지만, 탈레반 소식에 판매량이 치솟고 있는 것.

가게 주인에 따르면 상점의 고객은 주로 남성인데, 부르카를 입는 것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내와 딸을 위해 부르카를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일단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장악 후 첫 공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떤 갈등도, 전쟁도 반복하고 싶지 않으며 이를 위해 모든 갈등 요소를 없애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이상 국내외 적들을 만들지 않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현재 국가의 정상화를 위해 공무원들을 향해 다시 일터로 돌아오라고 말하고 있다. 지도자들 또한 개인의 재산, 명예, 생명에는 아무런 위협이 없을 것이라며 20년 전 집권했던 당시와는 달리 탈레반이 공개처형과 처벌을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약속만으로는 국민의 우려를 잠재울 수 없다고 CNN은 우려했다. 중무장한 탈레반 전사들은 아직 국민에 가혹한 사회를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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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장악 후 첫 공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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