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로 도피
가니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도피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셔츠와 검은색 조끼를 착용한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아프간 국기를 배경으로 한 장소에 앉아 약 9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어나갔다.
그는 “(돈을 챙겨 달아났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며 “UAE 공항에 도착할 때 나는 빈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민을 팔아넘기고 자신의 목숨과 이익을 위해 도피했다는 말을 믿지 말라”며 “그런 비난에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슬리퍼를 벗고 부츠를 신을 시간도 없이 아프간에서 추방당했다”며 “만일 내가 그곳에 머물렀다면 아프간인들 앞에서 교수형을 당하는 또 다른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아프간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 논의 중”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 16일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다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니 대통령이 도피할 당시 1억6900만 달러(약 1978억원)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그가 그 돈들을 횡령한 것이며 그를 인터폴이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스밀라 모하마디 아프간 국방장관 권한대행도 트위터에 글을 써 “가니 대통령 일행이 우리의 손을 묶어 놓고 국가를 팔아먹었다”고 비판했다. 가니 대통령의 라이벌 격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 최고위원회 의장도 “신이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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