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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남은 기간 4일, 미국인 1500명…美 아프간 철군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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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체류 미국인 6000명 중 4500명 탈출

1000명 중 일부는 소식 두절, 잔류 원해

철군 시한 31일 전 이틀은 병력·무기 철수

민간인 대피는 29일까지 사실상 나흘남아

중앙일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아프간에 체류중인 미국인은 15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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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말 미군 완전 철수를 앞둔 아프가니스탄에 남아있는 미국인은 1500명으로 추정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 아프간에서 대피 작전이 시작한 이후 파악된 미국인 체류자는 모두 6000명이었고, 이 가운데 4500명은 안전하게 아프간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미국 정부가 대피작전 대상인 미국인 규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은 1500명 가운데 500명은 지난 24시간 동안 연락을 통해 탈출 통로인 수도 카불 공항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 방법과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만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나머지 1000명이다. 블링컨 장관은 "나머지 1000명에 대해서는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들 가운데 적극적으로 아프간을 떠날 의사가 있는 인원은 상당히 적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아프간을 떠났을 수 있고, 본인 주장과 달리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도 있으며,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해 아프간에 남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이 밝힌 미국 시민권자 6000명은 대피 작전이 시작된 이후 자신이 아프간에 체류하고 있으며, 그곳을 떠날 의사가 있다고 대사관에 스스로 등록한 이들이다. 따라서 실제 미국인 체류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미국인 가운데 아프간에 남겠다고 선택한 이들은 이중 국적자이거나, 가족 대다수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시시각각 상황이 달라지고 있어 잔류 미국인 추정치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군 철군 시한인 8월 31일을 지키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 시점 이후에도 출국을 희망하는 미국인과 미국에 협조한 아프간인의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링컨은 "아프간에서 떠나길 원하는 사람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은 31일에 군사적 대피 계획과 함께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에도 추가 대피가 가능하도록 외교적, 영사적, 국제사회와 함께 하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31일까지 대피 작업과 미군 철수를 완료하면 아프간 현지인을 비롯해 미처 탈출하지 못한 이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링컨 장관 발언은 31일 미군이 주도하는 미국인과 아프간 난민의 대피는 종료되지만, 이후에는 외교 수단을 활용해 대피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모든 외교적, 경제적, 정치적, 원조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며 "동맹과 긴밀히 협력해 아프간 여성들과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20년 전쟁 동안 미국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의 규모나 대피 현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아 막바지 구출 작전은 미국 시민권자에게 집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지난 14일 이후 아프간을 빠져나온 인원은 모두 8만2300명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인 4500명을 제외한 대다수 대피 인원이 아프간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은 철군 시한 전 마지막 이틀간은 병력과 장비, 무기 철수를 최우선으로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민간인 대피는 29일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군은 필요하다면 카불 공항에서 31일까지 난민 대피를 계속하겠지만, 마지막 이틀간은 병력과 장비 철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흘간 미국인 1500명 가운데 최대 인원을 구출하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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