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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죽이는 방역수칙 개선하라”…부산서 심야 차량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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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차량 시위대가 25일 밤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을 출발, 연제구 부산시청으로 가기 위해 동서고가로를 줄지어 달리고 있다.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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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직격탄을 맞은 전국 자영업자들이 25일 폭우가 쏟아진 부산에서 심야 게릴라 차량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1시30분쯤 부산 사상구 낙동강 하류 주변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이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0분 부산에 호우경보가 내려져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70여대의 차량이 집결했다.

    경찰은 삼락생태공원에 6개 중대를 배치, 검문을 하고 해산을 종용하는 등 조치를 했으나 시위대와 별 다른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의 한 차량 보닛에 ‘이제는 거리두기 BOYCOTT WITH 코로나’란 플래카드를 붙였다가 경찰의 제거 요구에 따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떼내기도 했다.

    이들 시위 차량이 삼락생태공원에서 출발할 때쯤 비가 잦아 들었다가 동서고가로를 타고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앞까지 줄지어 행진 시위를 벌이는 동안엔 비가 다시 많이 오기도 했다.

    주최 측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이동이 적은 심야시간대에 도심이 아닌 동서고가로를 타고 부산시청까지 가는 코스를 잡았다”고 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 확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자영업 시설만을 규제하는 기존의 거리 두기 철회,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연장 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면서 “그런데도 중대본이 기존 4단계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오히려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해 국민인 자영업자들을 무시하고 나서니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늘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차량들은 30m 가량씩 띄워 저속 운행하면서 차량 비상등을 일제히 켜거나 ‘빵빵빵∼ 빵빵∼ 빵∼빵빵’ 리듬에 맞춰 ‘SOS 경적’을 동시에 울리는 등의 퍼포먼스를 했다.

    주최 측은 “삼락생태공원에서 동서고가로로 접어드는 나들목 쯤에서 많은 회원분들이 퍼붓는 빗속을 뚫고 동참, 전체 참여 차량이 650여대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동서고가로 진양램프에서 부산진구 부암동 지상도로로 내려워 하마정교차로를 거쳐 부산시청으로 모였다.

    비대위 측은 “부산시청을 최종 목적지로 정한 것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온 700만 자영업자의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경고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정부 방역 수칙을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을 기반으로 바꾸고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 비율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업종별 방역수칙을 재조정해달라”는 등을 요구했다.

    시위 차량들은 부산시청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도는 상징적 퍼포먼스를 한 뒤 26일 오전 1시쯤 해산했다.

    경찰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사전 집결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해산 명령을 했음에도 많은 차량이 모여서 행진까지 강행한 것에 대하여 집시법상 미신고집회 혐의 등으로 즉시 내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현장 채증자료를 분석, 관련자에 대해서 신속히 출석을 요구하는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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