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이 공항을 나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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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기관과 협력했던 현지인과 가족 등 378명이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한국 주재 외신 기자들은 우리 정부가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을 ‘특별기여자’로 인정한 것을 주목하며 “한국이 협력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BBC 소속 한국 주재 특파원인 로라 비커 기자는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오늘 입국한 아프간인 380여명에 대해 F-2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법무부는 입국자들에게 최장 90일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단기비자(C-3)를 발급한 뒤,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 단계를 마치면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커 기자는 “한국은 난민을 거의 수용하지 않는다. 아프간 난민이 도착하면서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혐오댓글이 게시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들이 국가에 협력한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수용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 방송기자이자 작가인 캐티 케이는 비커의 글을 공유하면서 “이것이 피해를 무릅쓰면서도 당신들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방법”이라며 “아프간에서 한국으로 피난 온 사람들은 난민으로 불리는 대신 ‘특별 기여자’(people of merit to the country)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인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 법무부는 아프간인 협력자들이 F-2 장기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솔직히 말해 이건 사실상 난민 신분이지만, 난민 수용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다. 법무부는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이 협력자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한편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24분쯤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 대사관과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사무소, 2011~2014년 운영한 프간 지방재건팀(RPT) 및 현지 한국병원·직업훈련원 등에서 근무했거나,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인 특별입국자들에게 단계별로 국내 체류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며 “난민보다는 생계비나 정착지원금, 교육 등 측면에서 더 배려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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