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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도 공격하는 잔혹한 그들… 극단주의 ISIS-K가 카불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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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 테러한 ISIS-K, 탈레반을 “이슬람 교리에 충실하지 못하다” 여겨

“아프간, 테러리스트들의 라스베가스로”

조선일보

26일(현지 시각) 두 건의 자폭 테러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한 여성이 얼굴에 피를 흘리며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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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에서 26일(현지 시각) 발생한 자폭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에서 파생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장 사령관들에 따르면 탈레반과 ISIS가 공모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ISIS-K에서 ‘K’는 이란 북동쪽 일대의 옛 지명 ‘호라산(Khorasan)’을 뜻한다. 아프가니스탄도 과거 이 지역에 속했다. IS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던 지난 2015년 1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일부 지역에 ISIS-K를 만들었다. ISIS의 본거지는 미국과 연합군에 의해 무너졌지만, ISIS-K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무장조직”이라고 BBC 방송은 27일 보도했다.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조직이란 점은 같지만 ISIS-K와 탈레반은 경쟁 관계 혹은 적대 관계에 있다고 한다. USA투데이는 “ISIS-K는 탈레반이 이슬람 교리를 따르는 데 충분히 독실하지 못하다고 여긴다”며 “두 무장조직은 서로를 공격해 왔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ISIS-K와 탈레반이 서로 “불구대천의 적(sworn enemy)”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아프가니스탄에 관심이 국한된 탈레반과 달리 ISIS-K는 서방과 국제적, 인도주의적 목표에 대한 공격을 무작위로 가하려는 세계적 이슬람국가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ISIS-K는 파키스탄과 인접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간의 마약밀매 및 인신매매의 통로가 되는 지역이다. 최대 3000명까지 조직원이 늘었다가 미국, 아프간 정부군 그리고 탈레반과의 충돌 과정에서 많은 조직원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군 철수로 아프간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면서 ISIS-K도 새로운 활동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새 정부를 수립해 아프간을 통치하려는 탈레반이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 임하는 것과 달리 ISIS-K는 자폭 테러 등을 통해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탈레반, 알카에다, 하카니 네트워크와 그들의 숙적인 ISIS-K 사이의 복잡한 다이내믹 가운데서 위협이 생겨난다”며 “양측에 수천 명의 외국 전투원이 가담하면서 피의 투쟁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공개된 국제연합(UN)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 중앙아시아, 러시아의 북코카서스 지방, 파키스탄, 중국 서부의 신장 지역에서 8000~1만 명의 무장조직원이 아프간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대부분은 탈레반이나 알카에다에 가담했지만 ISIS-K에 합류한 이들도 있다. 전직 아프간 안보관료인 알리 모하메드 알리는 뉴욕타임스에 “지금 아프간은 테러리스트들, 급진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의 라스베가스가 되고 있다. 세계 전역의 급진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이 탈레반의 승리를 축하하는 가운데 다른 극단주의자들도 아프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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